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3-10-18 17: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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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증권가에서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내려잡고 있다. 3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불법 공매도 이슈, 사법 리스크 등이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가 반등의 모멘텀으로는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기대감이 지목되지만 앞서 네이버의 한국형 AI 공개도 단발성 호재에 그친 만큼 기대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 카카오 주가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 주가가 좀처럼 부진한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카카오 주가는 2.34%(1천 원) 하락하면서 4만18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주가가 2% 넘게 내리면서 시가총액도 18위로 한 계단 밀려났다. 지난해 초 시총 5위를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순위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카카오 주가는 최근 들어 4만 원대 초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5일(4만700원), 6일(4만600원)에도 장중에는 4만 원 초반까지 내리면서 4만 원선을 위협받기도 했다. 6일 52주 신저가를 경신한 카카오 주가는 이날에도 4만1천 원대에서 움직이며 유의미한 회복세로 돌아서지 못한 모습이다.
고금리 환경 속 성장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한 가운데 함께 성장주로 분류되는 네이버(NAVER)보다 하락폭을 키웠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양한 사업부가 카카오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며 “네이버가 광고와 커머스 시장 회복이 전체 회사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는 반면, 카카오는 모빌리티, 페이, 웹툰, 게임 등 광고와 커머스 이외의 사업부 매출 비중이 약 70% 가량을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 목표주가를 줄하향하고 있다. 10월 들어서만 10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카카오가 3분기 영업이익 1316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보다 12.44% 가량 낮아진 수준으로 최근 들어서는 실적이 시장 전망치에 이르지 못할 것이란 추정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의 실적이 개선되는 시기는 2024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도 “기존 사업 성장의 둔화와 신사업 투자 증가, 소송 관련 리스크 등을 고려하면 카카오의 주가 회복은 체질 개선과 신사업 효과가 본격화되는 2024년 이후가 될 전망이다”이라고 말했다.
▲ 서울남부지법은 18일 오후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임직원 3명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열었다. <연합뉴스>
여기에 금융당국에 해외 투자은행(IB)의 불법 공매도 혐의를 적발하는 과정에서 카카오가 불법 공매도 종목으로 활용된 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 의혹에 따른 사법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는 점도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울 남부지검은 카카오 임원 2명, 카카오엔터 임원 1명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열었다.
남호지 SK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주가는 부진한 실적, 부정적인 뉴스 영향으로 약세 흐름이 지속될 것이나 톡비즈 사업 성장 회복을 확인하며 주가는 점진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주가가 바닥에 근접한 만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다는 조언도 있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본업인 광고와 커머스의 경우 계절적 성수기인 4분기까지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본업의 성장세가 예상되므로 3분기 실적 확인 이후 매수를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카카오는 11월9일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뒤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질의응답을 진행한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