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주요 계열사 실적부진 지속, 이재현 올해도 정기 임원인사 앞당기나

이재현 CJ그룹 회장(사진)의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CJ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고전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속된 실적 부진에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CJ그룹의 실적흐름을 ‘상저하고’로 예상했는데 3분기 실적 추정치를 보면 회복세가 나타났다고 보긴 어렵다.
 
10일 증권업계에서 나온 CJ그룹의 상장사의 3분기 실적 추정치를 종합하면 주력 계열사 CJENM, CJ제일제당 등의 실적회복이 지연되고 있다.

특히 CJENM은 지난해 10월 대표이사 교체하고 수익성 개선 작업을 추진했으나 여전히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삼성증권은 CJENM은 올해 3분기 매출 1조45억 원, 영업손실 267억 원을 거둔 것으로 추정했다. 당초 삼성증권은 CJENM이 영업이익 178억 원을 거둘 것으로 봤는데 오히려 영업손실로 바꾼 것이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비우호적인 매크로 환경과 콘텐츠 성과 부진에 따른 저조한 광고부문 수익과 티빙, 피프스시즌 등의 적자 부담이 가중되면서 2023년 내내 부진한 실적을 시현 중이나 바닥을 딛고 개선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이재현 회장으로서는 2022년 초 인수한 미국의 제작사 피프스시즌의 적자행진이 아쉬울 수 있다.
 
CJENM은 글로벌향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강화하고 멀티스튜디오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9300억 원을 들여 피프스시즌 지분 80%를 인수했다. 피프스시즌은 2022년 초 인수 이후 적자를 지속하며 CJENM의 아픈 손가락이 되고 있다.

CJ제일제당 역시 실적회복이 4분기에나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하이투자증권은 CJ제일제당(CJ대한통운 실적 제외)의 3분기 실적을 매출 4조7733억 원, 영업이익 2669억 원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7.1%, 영업이익은 31.0% 각각 줄어든 것이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0일 “식품 사업부문의 원가부담 지속, 바이오 시황 둔화 등에 따라 일부 외형 및 마진조정이 예상된다”며 “실적변수의 완연한 회복시점은 올해 하반기 이후가 될 전망이다”고 분석했다.

CJ제일제당은 CJ그룹의 모태이자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이다.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기에 실적부진의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다만 원재료 부담이 실적의 발목을 잡았지만 4분기에는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 유력하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7월 이후 국제 곡물가 하락으로 원재료 부담이 줄고 바이오 사업부문 및 피드앤케어 사업부문의 업황도 차츰 개선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밖에도 식자재 유통 및 단체급식 사업을 하고 있는 CJ프레시웨이는 원가 상승과 체질개선 투자비용의 영향으로 3분기 수익성이 한풀 꺾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CJCGV는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고 있다.  

CJCGV는 미래성장전략 ‘넥스트 CGV’의 일환으로 지주사 CJ로부터 CJ올리브네트웍스를 현물출자 받기로 했는데 법원은 지난달 25일 CJ올리브네트웍스의 감정평가금액이 과대평가 가능성이 있다며 현물출자에 제동을 걸었다.

CJCGV는 지난달 주주배정 유상증자에서도 당초 계획된 5700억 원보다 27.1% 적은 4153억 원을 조달하는데 그치면서 채무 상환 계획의 수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해당 유상증자는 높은 증자비율 및 할인율을 책정하면서 오히려 CJCGV의 주가를 떨어뜨렸다. 이에 따라 현재 CJ가 보유한 CJCGV 및 CJ올리브네트웍스의 지분가치는 유상증자 발표 이전보다 낮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주력 계열사의 실적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CJ대한통운, CJ올리브영은 그룹 실적의 버팀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CJ올리브영은 사상 최대실적 기록을 갈아치우며 CJ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거듭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리오프닝 이후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는데 중국인 단체방한 관광 허용에 힘입어 성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CJ그룹 주요 계열사 실적부진 지속, 이재현 올해도 정기 임원인사 앞당기나

▲ CJ그룹 계열사들의 실적전망이 다소 부진한 가운데 연말 정기 임원인사에 관심이 모인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CJ올리브영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불안요소로 꼽힌다. CJ는 지난달 1일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최악의 경우에도 벌금을 받더라도 CJ올리브영의 이익과 비교해 크게 위협적인 사안은 아니다”고 봤다.

CJ대한통운도 여전히 견조한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병근 흥국증권 연구원은 CJ대한통운의 3분기 실적을 매출 3조 원, 영업이익 1183억 원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3분기보다 매출은 5.1%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9.9% 늘어난 수치다.

CJ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재현 회장이 내놓을 연말 정기임원인사 시기에 관심이 모인다.

CJ그룹은 지난해 예년보다 2달 이른 10월 말에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당시 실적이 내리막길을 걷던 CJENM 엔터테인먼트 부문의 대표이사로 구창근 현 CJENM 대표가 발탁된 바 있다. 이 회장은 임원인사 발표 3일 뒤인 10월27일 그룹의 주요 경영진을 소집해 향후 3년의 새 중기전략과 실행안 수립을 당부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