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중저가 단말기 상품 선택권을 놓고 국내 소비자와 해외 소비자를 차별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과 해외 8개국의 삼성전자 단말기 판매 홈페이지를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는 외국엔 평균 11종, 최대 37종의 중저가 단말기를 출시한 반면 국내엔 2가지 밖에 출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단말기 라인업 국내 소비자 차별 논란, 박완주 “건전 경쟁 필요”

▲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월21일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완주 의원 페이스북>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A시리즈를 비롯해 국내에 미출시한 M시리즈, F시리즈 등 인도에서는 무려 37종의 중저가 단말기를 판매 중으로 확인됐다.

반면 국내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는 삼성전자 중저가 자급제 단말기는 5G 1개, LTE 1개로 2가지 종류였고 이마저도 일부 국가보다 비싸게 판매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자급제 중저가 해외 단말기는 국내에 판매 중인 자급제 중저가 단말기보다 성능은 높고 가격은 더 저렴했다. 구체적으로 갤럭시A24(4GB+128GB) 모델은 국내 판매가가 39만6천 원이지만 태국에서는 성능을 강화한 같은 모델(6GB+128GB)을 무려 10만 원이 저렴한 29만3803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갤럭시A34 5G(6GB+128GB) 모델도 국내에서는 49만9400원에 구매할 수 있지만 인도에서는 43만9813원, 베트남(8GB+128GB)과 태국(8GB+256GB)은 성능이 업그레이드된 같은 기종을 각각 47만2881원과 47만7453원에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대다수 국가에서는 중저가 단말기인 갤럭시A14 기종을 5G 버전과 LTE 버전을 나누어 출시해 2022년 전 세계 베스트 셀러 중 하나로 등극한 바 있다. 2023년 4월에는 영국, 미국, 인도에서 판매량 TOP5에 등극하기도 했다. 하지만 갤럭시A14 기종은 한국에 출시하지 않아 해외직구를 통해서만 구입할 수 있다.

박 의원은 삼성전자의 고성능 최신단말기도 해외에서는 저용량 옵션을 추가해 판매하는 등 국내 고객보다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고 단말기 가격 부담도 낮췄다고 분석했다. 2월 출시된 갤럭시S23 모델은 국내에선 256GB와 512GB 모델만 판매하고 있지만 해외에선 128GB의 저용량 옵션을 추가해 판매하고 있다.

박완주 의원은 “국내 단말기 시장은 사실상 특정 기업의 독점상태로 단말기 가격의 공정한 경쟁이 불가하다”며 “정부가 외산 단말기 도입 등 국내 단말기 시장의 건전 경쟁을 유도해 가계통신비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