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G전자가 출시를 예고한 499만 원의 폴더블 노트북을 두고 흥행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LG전자의 폴더블 노트북은 새로운 폼팩터를 적용한 만큼 신규 수요를 발굴할 수 있지만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 일단 흥행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 LG전자가 10월4일 출시할 폴더블 노트북을 두고 흥행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LG전자의 폴더블 노트북 LG그램폴드을 시현하는 모습. < LG전자 >
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오는 4일 폴더블 노트북인 LG그램폴드를 출시한다. 이 제품은 국내 브랜드로선 최초로 출시되는 폴더블 노트북이다.
LG그램폴드에는 화면을 접거나 펼쳐서 활용할 수 있는 폴더블 올레드(OLED) 터치스크린이 탑재됐다. LG그램폴드를 완전히 펼치면 17인치 대화면 태블릿으로, 접으면 12인치 노트북으로 활용할 수 있다.
LG그램폴드는 499만 원에 한정판으로 국내 독점출시된다. 초기 구매고객 200명에게는 399만 원으로 할인판매된다.
LG그램폴드는 폴더블 노트북 분야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2020년에 레노버가, 2022년에 에이수스가 폴더블 노트북을 출시했으며 HP도 올해 10월4일 폴더블 노트북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LG그램폴드는 경쟁제품과 비교해 디스플레이 부문에 뚜렷한 강점을 갖고 있다.
LG전자는 폴더블 올레드(OLED) 분야에서 선두주자로 꼽히는 LG디스플레이로부터 부품을 공급받는 만큼 디스플레이 부문에 앞선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LG그램폴드에는 화면이 접히는 부분의 주름을 최소화하는 특수 소재가 적용돼 있다. 이 소재 덕분에 LG그램폴드는 다른 폴더블 노트북과 달리 완전히 펼쳤을 때 주름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접히는 부분이 매끈하다.
HP도 LG디스플레이에서 폴더블 올레드 부품을 공급받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HP가 출시하는 폴더블 노트북은 5천 달러(약 677만 원)에 이르러 LG그램폴드와는 가격대가 다른 제품으로 여겨진다.
이와 관련해 IT전문매체 톰스가이드는 “LG전자는 올레드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있다”며 “디스플레이가 공개된 스펙 정보대로 출시된다면 LG그램폴드는 최고의 2-in-1(태블릿 및 노트북 겸용) 노트북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아울러 LG그램폴드는 휴대성 측면에서 높은 인기를 끌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폴더블 노트북의 주요 장점으로 컴팩트한 폼팩터로 큰 화면을 제공한다는 점이 꼽힌다. LG그램폴드는 17인치 대형화면을 탑재했지만 가장 두꺼운 부분의 두께가 9.4밀리미터에 불과하며 무게도 약 1250그램으로 가벼운 편이다.
▲ LG그램폴드의 여러 형태. < LG전자 >
반대로 LG그램폴드의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 경쟁력을 크게 떨어뜨린다는 평가도 나온다. LG그램폴드를 폴더블 노트북이 아니라 500만 원대의 고가 노트북으로 바라보면 다른 제품에 비해 성능면에서 크게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가격대 주요 노트북 제품으로 △델 에일리언웨어X16 △레이저 블레이드 △삼성전자 갤럭시북3 울트라 등이 꼽힌다.
이들 제품은 공통적으로 고가의 최신 외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탑재하고 있지만 LG그램폴드는 별도의 외장 그래픽처리장치가 없다.
외장 그래픽처리장치를 탑재하면 컴퓨터의 병렬연산 능력이 높아져 고성능 그래픽 처리작업에 유리하다. LG그램폴드에는 외장 그래픽장치가 없는 만큼 일부 작업에서 가격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능을 나타낼 수 있다.
아울러 LG그램폴드에 탑재된 램(RAM)도 500만 원에 이르는 가격대에 비춰볼 때 다소 아쉬운 용량으로 여겨질 수 있다.
LG그램폴드에는 최신형 램인 LPDDR5가 탑재됐지만 메모리 용량은 16GB로 사용환경에 따라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다. 16GB 램은 최신 고성능 게임이나 프리미어 프로와 같은 영상편집 프로그램을 구동할 때 부족하게 여겨질 수 있다.
LG그램폴드는 폴더블 노트북이라 사용할 때 불편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IT전문매체 더버지는 에이수스의 폴더블 노트북을 사용하고 키보드와 관련된 불편사항을 전한 바 있는데 LG그램폴드도 유사한 형태의 키보드를 활용하는 만큼 불편이 있을 수 있다.
두 제품은 내장된 자석으로 고정할 수 있는 블루투스 키보드를 제공하는데 이 키보드는 폴더블 노트북을 일반 노트북처럼 사용할 때 화면 하단에 부착된다. 하지만 더버지는 에이수스의 제품과 함께 제공되는 블루투스 키보드를 제 위치에 고정하기 어려워 불편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키보드가 지나치게 얇아 일부 사용자가 타이핑을 할 때 불편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LG그램폴드도 얇은 블루투스 키보드를 제공하는 만큼 사용자에 따라 키보드 사용에 불편을 느낄 수 있다.
디자인 전문매체 얀코디자인은 “폴더블 노트북은 터치 중심의 휴대폰과 달리 필수로 탑재되는 키보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며 “폴더블 노트북은 휴대용 컴퓨터의 미래형태일 수 있지만 지금 시점에서 사람들이 그 정도의 가격을 기꺼이 지불할지는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