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직접 나서 한화오션의 친환경 선박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 부회장은 한화오션을 통해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 선두인 HD현대 그룹을 추격하는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 친환경선박 선두 HD현대 추격, 김동관 선봉에서 그룹 역량 총동원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직접 나서 한화오션의 친환경 선박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방산 분야에서 역량을 과시한데 이어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도 선두 HD현대중공업을 추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8일 한화오션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최근 폴란드 방산 전시회에 참석한 뒤 곧바로 싱가르포에서 열린 세계적 가스에너지산업 전시회에 이동해 글로벌 에너지기업 경영진들과 친환경 선박 수주와 관련 활동을 펼쳤다. 

한화오션은 5일부터 싱가포르에서 열린 ‘가스텍 2023’에 참여해 그린십 사양을 적용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인 액화천연가스 운반선, 암모니아추진 암모니아 운반선,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등을 전시하며 친환경 선박을 선보였다. 

한화오션은 이번 가스텍에서 로느웨이 선급 DNV로부터 초대형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에 적용되는 화물창에 대한 기본 승인을 받았고 그린십 액화천연가스 운반선과 관련한 기본 인증을 획득하는 등 친환경 선박에 관한 기술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한화오션이 이렇게 친환경 선박 영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된 데는 최근 한화그룹 소속으로 확고히 자리를 잡으면서 그 동안 불안정하던 경영구조가 상당 부분 안정화된 데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오션은 KDB산업은행 관리 아래 있던 대우조선해양 시절부터 국내 조선업계 맏형 HD현대중공업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높은 선박건조 역량을 인정받던 회사다.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이 집계한 2022년 세계 조선사 순위(수주잔량 기준)에 따르면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은 수주잔량 848만 CGT로 HD현대그룹 핵심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860만 CGT)에 필적하는 수준을 보였다.

그럼에도 한화그룹에 인수되기 전까지 주인 없는 회사로 지내며 오랫동안 사업 경쟁력 훼손을 겪었다는 평가가 많다. 확고한 목표와 경영전략에 따라 운영됐던 경쟁사들과 달리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탓에 위험관리 수준의 소극적 경영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화오션은 지난 5월 한화그룹 소속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주인 없는 상태로 표류하던 상태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것으로 여겨진다.

한화오션은 최근 해군 차기 호위함인 울산급 배치3(Batch-Ⅲ) 5∼6번함 건조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가 되면서 HD현대중공업을 제치고 깜짝 수주에 성공한 바 있다. 

그 여세를 몰아 그동안 HD현대중공업이 주도하던 미래 친환경 선박에서도 김동관 부회장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에 따라 해운사들은 선박의 탄소 배출을 계속해서 줄여나가야 해 친환경선박을 도입해야 할 필요성은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한화오션도 최근 친환경 분야에 거액의 투자를 단행한다. 지난해와 비교해 한결 개선된 한화오션의 재무구조도 친환경 선박 투자에 힘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한화오션 친환경선박 선두 HD현대 추격, 김동관 선봉에서 그룹 역량 총동원

▲ 한화오션은 가스텍에서 초대형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에 적용되는 화물창에 대한 기본 승인을 받고 그린십 액화천연가스 운반선 관련 기본 인증을 획득하는 등 친환경 선박 기술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사진은 차세대 친환경 기술들이 적용된 한화오션의 그린선박 사양 LNG운반선 조감도다. <한화오션>

한화오션은 지난해말 부채비율이 1542%에 이르렀으나 한화그룹이 2조 원을 투자해 새 주인이 된 뒤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이 485%까지 떨어졌다.

한화그룹은 이에 머물지 않고 8월23일 한화오션의 2조 원 규모 추가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그 가운데 6천억 원을 친환경 및 디지털선박 분야에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암모니아, 메탄올, 수소 등 친환경 연료 추진 시스템과 더불어 암모니아 운반선, 이산화탄소 운반선, 수소 운반선 등 친환경 선박 연구개발에 더욱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화오션은 이러한 대규모 투자에 힘입어 친환경 및 디지털선박 분야에서만 2030년까지 누적매출 2조3천억 원, 영업이익률(OPM) 10% 이상을 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 부회장은 현재 기타비상무이사로 한화오션 이사회에도 직접 참여하고 있는데 그룹 차원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향후 친환경 선박사업 강화에도 힘을 줄 것으로 보인다.

양형모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오션에 더 이상의 악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하반기를 시작으로 앞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금융전문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24년 한화오션은 매출 9조2277억 원, 영업이익 3974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 대비 매출은 18.76% 늘고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전환하는 것이다.

한화오션은 기업설명회 자료에서 "글로벌 환경 규제강화로 친환경 제품과 기술개발 필요성이 늘고 있다"며 "친환경 제품과 솔루션에 대한 지속적 투자를 통해 친환경 선박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전찬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