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애플, 미국 공장 가동 지연에도 TSMC와 파운드리 협력 의지 굳건

▲ TSMC의 미국 반도체공장 가동 시기가 늦춰졌음에도 AMD의 리사 수 CEO가 굳건한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TSMC 애리조나 반도체공장 건설 현장 사진. < TSMC >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의 미국 애리조나 반도체공장 가동 시기가 늦춰지면서 투자 계획이 무기한 연기되거나 백지화될 수 있다는 전망마저 고개를 든다.

하지만 주요 고객사인 AMD가 향후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에 TSMC 미국공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투자의 당위성 및 긍정적 사업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리사 수 AMD CEO는 미국 현지시각으로 5일 열린 골드만삭스 기술 콘퍼런스를 통해 “(TSMC의) 애리조나 공장은 초기 고객사로 자리잡을 AMD에 큰 중요성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AMD가 애리조나 공장의 핵심 고객이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반도체 공급망에 지정학적 다양성을 갖추는 일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TSMC의 애리조나 반도체공장 가동 예정 시기가 2024년에서 2025년으로 늦춰지는 등 투자 계획에 관련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도 확실한 신뢰를 표현한 셈이다.

AMD는 현재 CPU와 GPU, 인공지능 반도체 등 거의 모든 반도체를 TSMC 파운드리로 생산하며 오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TSMC는 최근 미국공장 가동 계획이 지연되었다고 밝히며 반도체 전문인력 확보 문제를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지 노동자들의 반발과 애리조나 수자원 부족 등이 원인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당초 2024년 초 반도체 생산을 앞두고 있던 공장 가동이 최소 1년 넘게 지연되면서 TSMC가 미국의 잠재 고객사 기반을 유지하기 불투명해졌다는 전망도 고개를 들었다.

애플과 엔비디아 등 다수 업체가 TSMC 애리조나 공장에서 반도체 조달 계획을 내놓았는데 시기가 미뤄지면 사업적 측면에서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미국에 4나노 첨단 파운드리를 도입하는 텍사스 반도체공장을 2024년부터 가동한다는 계획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TSMC에 불리한 요소로 꼽혔다.

자칫하면 이러한 고객사 물량을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빼앗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IT전문지 톰스하드웨어는 TSMC가 미국 파운드리공장을 예정대로 가동하지 못 한다면 기존 생산라인이 포화상태에 놓여 반도체 수주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하지만 리사 수 CEO는 AMD가 TSMC의 우수한 첨단 공정기술 및 반도체 패키지 역량을 바탕으로 값진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팀 쿡 애플 CEO도 지난해 말 TSMC의 애리조나 반도체공장 장비 반입식에 직접 참석해 해당 생산공장에서 제조된 반도체를 사들이겠다는 계획을 공개적으로 발표했다.

TSMC가 이처럼 주요 고객사들과 굳건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한 미국 반도체공정 건설과 가동에는 시기가 지연되는 것 이외에 큰 차질을 빚지 않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다만 미국 정부의 투자 지원금도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바이든 정부의 반도체 지원법 시행에 따라 TSMC가 대규모 보조금을 노리고 있는 반면 미국 상무부는 특정 기업에 지원이 집중되도록 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톰스하드웨어는 “TSMC는 AMD와 애플, 인텔과 엔비디아, 퀄컴 등 고객사에 상당히 신뢰도 높은 파운드리업체로 인식되고 있다”며 “미국공장 투자 계획은 여러 미국 기업과 정부에 모두 환영을 받았던 결정”이라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