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승주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대형증권사를 인수하겠다고 밝히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인수여력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돼 한화투자증권 매각설을 가라앉히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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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승주 한화투자증권 사장. |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18일 여 사장의 증권사 인수추진 발언과 관련해 “한화그룹에서 한화투자증권을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이 최근 시장에 돌았는데 이에 대한 해명성 차원에서 나온 말”이라며 “인수합병과 관련해 현재 구체적인 계획은 세워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여 사장은 17일 기자간담회에서 “증권사 인수합병은 규모 100인 회사가 400인 회사를 인수하는 것이 가장 아름답다”며 “대형증권사가 매물로 나올 경우 그룹에서도 인수하는 데 관심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 사장은 현대중공업그룹이 매물로 내놓은 하이투자증권 인수에는 관심이 없다고 덧붙였다.
여 사장의 발언은 한화투자증권의 매각설을 진화하기 위해 한화그룹 차원에서 증권업을 키우는 데 관심을 보이고 있음을 강조하는 데 방점이 찍힌 것으로 풀이된다.
여 사장도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아는 한 한화투자증권 매각은 없다”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순손실 규모가 커지고 5월에 보유하던 서울 여의도 한화금융센터빌딩 토지와 건물을 한화손해보험에 팔면서 매각설이 나돌았다.
여 사장이 대형증권사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한화그룹의 지원을 받아야 하는데 한화그룹의 형편도 넉넉한 상황은 아니다.
한화그룹은 2015년 상반기 기준으로 현금성 자산 2조4947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방산회사를 인수하는 등 방산사업에 힘을 쏟는 상황에서 금융사업 쪽에 자금을 투자하기가 만만치 않다.
특히 대우증권(2조5천억 원)과 현대증권(1조2500억 원) 매각가격을 감안하면 대형증권사 인수는 한화그룹 차원에서도 상당한 부담이다.
일각에서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의 관계를 감안해 여 사장이 삼성증권 인수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지만 삼성그룹에서 삼성증권 매각을 일축하고 있어 이 또한 실현 가능성이 낮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