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미국 오하이오주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 노조가 작업환경 안전성 문제를 들어 사측을 계속 압박하고 있다. 얼티엄셀즈 오하이오 공장. <얼티엄셀즈>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GM이 협력사인 LG에너지솔루션을 이용해 오하이오 전기차 배터리공장 노동자를 부당하게 대우하고 있다는 비판이 정치권에서도 제기된다.
전미자동차노조(UAW)는 GM과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공장의 임금 인상에 합의한 뒤에도 안전 문제 등을 앞세워 사측을 계속 압박하고 있다.
지역언론 WKBN 보도에 따르면 얼티엄셀즈 노조는 현지시각으로 28일 셰로드 브라운 오하이오주 상원의원을 만나 전기차 배터리공장 안전 문제와 관련해 논의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 배터리공장에서 노동자 안전을 위협하는 사고가 발생한 데 따라 공장 내부 상황을 알리고 정치권의 도움을 요청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오하이오 배터리공장은 최근 유독성 물질 누출로 일부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한 뒤 연방정부 및 관련기관의 조사를 받았다.
노조 측은 해당 공장에서 이전에도 화재가 발생하거나 노동자들이 연기를 들이마시고 병원에 실려가는 사례가 발생한 적이 있다며 꾸준히 배터리공장 내 작업환경을 문제삼아 왔다.
얼티엄셀즈 노조가 브라운 상원의원과 논의를 진행한 것은 GM 및 LG에너지솔루션과 임금 인상안에 합의한 뒤 하루만의 일이다.
노조는 현지시각으로 27일 조합원 투표를 거쳐 GM과 LG에너지솔루션 합작법인에서 제시한 약 25% 수준의 최저임금 인상 계획에 동의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임금 인상이 첫 번째 합의안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사측에 제시할 더 많은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기 위해 힘쓰겠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브라운 상원의원과 공장 내 안전 문제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하는 것도 향후 노사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노조의 전략 가운데 하나라는 분석이 나온다.
WKBN은 얼티엄셀즈 노조가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공장 투자 및 운영 참여와 관련해 불만을 품고 있다고 전했다.
언어 문제로 원활한 소통이 어렵거나 물건을 담은 컨테이너에 한국어로만 설명이 써있는 등 사례가 노동자들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는 것이다.
브라운 상원의원도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공장 운영이 여러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는 주장에 힘을 실었다.
그는 “GM은 노동자가 원하는 수준의 임금이나 안전한 환경을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는 데 한국 협력사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공장이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법인으로 운영되는 만큼 GM의 다른 사업장에 모두 적용되는 임금 계약이나 노동자 권익 보호 방안이 유효하지 않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브라운 상원의원을 비롯한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GM을 비롯한 한국 배터리업체 및 미국 자동차기업을 대상으로 노동자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단체성명을 보냈다.
GM과 LG에너지솔루션이 오하이오 배터리공장 노동자의 평균 임금을 대폭 높인 뒤에도 여전히 정치권의 압박에 직면하거나 노조와 계속 갈등을 빚게 될 여지가 충분한 상황이다.
얼티엄셀즈 측은 최근 성명을 통해 “GM과 노조 사이 체결된 근로계약이 배터리공장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할 현실적 또는 법적 이유를 찾기 어렵다”는 입장을 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