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대표이사 사장이 2030년 매출과 영업이익을 2022년과 비교해 각각 13배, 20배 높이겠다는 공격적 경영목표를 제시하며 글로벌 선두 배터리소재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포스코그룹의 공급망, 기술력, 자금력 등의 역량은 김 사장의 구상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그룹 차원에서도 포스코퓨처엠이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중심 계열사로서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퓨처엠 퀀텀점프 준비, 김준형 그룹 중심 넘어 글로벌 최고 별러

▲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공격적 경영목표를 제시하며 글로벌 선두 배터리소재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김준형 사장이 28일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비전 공감 2023 : 포스코퓨처엠이 더해갈 세상의 가치> 행사 뒤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의에 응답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준형 사장은 28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진행한 ‘비전공감 2023: 포스코퓨처엠이 더해갈 세상의 가치’ 행사에서 “포스코퓨처엠이 지금까지 양극재 사업의 패스트 팔로워(빠른 추격자)였다면 앞으로는 퍼스트 무버(선도자)로 도약하겠다”며 글로벌 선두기업을 향한 포부를 밝혔다. 

김 사장은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한 직원이 ‘포스코퓨처엠이 포스코그룹 내 최고기업을 언제 달성 가능한지’를 묻자 “멀지 않았다. 직원들이 이뤄낸 성과가 적절히 분배될 수 있도록 해 모든 직원들이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하고 최고 수준의 직원들임을 증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세계 최고의 양극재·음극재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김 사장은 2030년 매출 43조 원, 영업이익 3조4천억 원의 경영실적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매출은 13배, 영업이익은 20배가량 키우겠다는 대단히 공격적 목표다. 

가파른 실적 고공행진과 함께 그룹의 중심 계열사를 넘어 글로벌 선두 배터리소재 기업이 되겠다는 김 사장의 자신감은 상당 부분 포스코그룹의 역량으로 뒷받침 되는 측면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날 제시한 경영목표를 달성할 핵심 경쟁력으로 △배터리소재 공급망역량 △막대한 자금력과 신속한 투자결정을 통한 양산능력 확대 △산·학·연 연구개발(R&D)을 통한 기술개발 선순환 구조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 핵심 경쟁력 요소들은 모두 포스코그룹의 역량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리튬과 니켈 등 핵심 원료의 확보 능력은 포스코퓨처엠의 배터리소재 공급망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특히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자국 내 배터리 원료·소재·셀 등의 가치사슬(밸류체인) 구축을 추구하는 각국의 정책적 추세가 강화되며 원료 공급망을 확보하는 일이 기업의 사활을 가를 중요한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지주사 포스코홀딩스를 통해 호주 리튬 광산과 아르헨티나 염호 등을 통해 리튬과 니켈 등 2차전지 소재에 쓰이는 광물 확보에 힘쓰고 있다. 

그룹의 공급망 역량은 비단 원료에만 그치지 않는다. 포스코퓨처엠은 중간소재인 전구체 확보에서도 그룹의 도움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포스코퓨처엠은 6월 그룹 지주사 포스코홀딩스와 함께 글로벌 1위 전구체 전문기업 중국 CNGR과 2차전지용 니켈과 전구체 생산에 협력하는 합작투자계약(JVA)을 맺었다. 

포스코홀딩스는 CNGR과 각각 6대 4 지분으로 경북 포항에 니켈 정제법인을 설립해 황산니켈을 생산한다. 포스코퓨처엠은 CNGR과 각각 2대 8 지분으로 포항에 전구체 생산법인을 세워 황산니켈을 활용해 전구체를 만들게 된다. 

포스코그룹의 네트워크 역량과 글로벌 위상이 없었다면 소재기업의 노력만으로는 성사되기 쉽지 않았을 합작투자인 셈이다.  

포스코그룹의 공급망 역량은 원료, 중간소재는 물론 폐배터리의 리사이클링에까지 이르는 만큼 전기차와 2차전지 등 전방시장의 성장세가 가팔라질수록 더 큰 위력을 발휘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앞서 포스코퓨처엠은 2030년 양극재의 연간 생산능력 100만 톤 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내은 바 있는데 이 역시 공급망 역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해야 달성할 수 있는 목표다. 

현재 포스코퓨처엠은 수주를 확보한 뒤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연산 100 톤이 단순히 막연한 목표치가 아니라 고객사들과 수주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며 도출한 수치라는 뜻이다. 

게다가 지금의 증설 목표치에는 원료 조달 계획까지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 

포스코퓨처엠 측은 “100만 톤 생산체제는 그냥 나온 것이 아니라 리튬과 니켈 등 원료가 준비돼야 하는 사안”이라며 “포스코그룹 차원에서 원료 조달에 관한 조율이 끝나 있는 상태고 올해 들어 포스코퓨처엠이 확정된 수주 물량도 꽤 많다”고 설명했다.   

포스코퓨처엠이 포스코그룹과 시너지를 내는 지점은 더 있다. 

그룹의 연구개발 역량을 공유하며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배터리소재 분야 후발주자로서 가파른 성장이 가능한 원동력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게다가 포스코그룹이 애초 철강 분야를 근본으로 한 회사인 만큼 전기차 가치사슬의 큰 틀에서 포스코퓨처엠과 함께 고객사를 공략할 여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전기차를 만드는 데는 전기강판 등의 철강소재도 필요한데 배터리소재와 철강소재 등을 묶어서 고객사에 제공하는 방식으로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다.  
 
포스코퓨처엠 퀀텀점프 준비, 김준형 그룹 중심 넘어 글로벌 최고 별러

▲ 포스코퓨처엠 임직원들이 28일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진행된 <비전공감 2023 : 포스코퓨처엠이 더해갈 세상의 가치> 행사를 마치고 새로운 비전 달성을 기원하며 회사와 각자의 비전이 적힌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포스코퓨처엠>

포스코그룹으로서도 포스코퓨처엠이 미래 사업의 핵심 계열사로서 더욱 요긴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대헌 포스코홀딩스 경영전략팀장은 2분기 실적 관련 콘퍼런스콜에서 “2030년까지 집행하는 121조 원 투자 가운데 배터리소재 부문이 46%, 철강이 35%, 친환경 인프라부문이 15% 정도로 진행될 것‘이라며 ”2차전지소재사업에서는 양극재와 리튬에 70% 이상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회사인 포스코퓨처엠의 양극재사업과 자체 원료 확보 사업에 상당한 자원을 할애하겠다는 의미인 셈이다. 포스코그룹이 2차전지 소재사업에만 투자하는 자금만 약 56조 원에 이른다.

이는 포스코그룹에서 철강기업 색채가 옅어지고 2차전지 소재기업 색채가 짙어진다는 의미로도 풀이할 수 있다. 포스코퓨처엠의 그룹 내 중요성이나 위상도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준형 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지금 포스코퓨처엠 시가총액이 43~44조 원인데 100조 원으로 가보도록 하자”고 임직원을 독려하기도 했다. 

28일 현재 국내 기업 가운데 시가총액 100조 원을 넘는 기업은 글로벌기업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단 2곳뿐으로 김 사장은 기업가치 측면에서도 글로벌 수준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