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이 2024년에 자체 브랜드 전기차를 처음 공개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애플 자율주행차 예상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자체 브랜드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를 이르면 내년에 정식으로 발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공개 시점을 예상보다 앞당기는 것이다.
중국 샤오미도 비슷한 시기 처음으로 자체 전기차를 선보이고 판매를 시작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애플카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게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28일 자동차 전문지 오토에볼루션에 따르면 애플은 현재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에서 순조로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오토에볼루션은 애플 자동차사업에 정통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애플카와 관련한) 애플의 정식 발표가 2024년에 이뤄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2025년 애플카를 처음 공개한 뒤 일러도 2026년부터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었는데 시기가 예상보다 앞당겨지는 셈이다.
오토에볼루션에 따르면 해당 관계자는 애플이 자동차에 혁신적인 변화를 추진하기보다 다소 보수적인 사업 방향성을 띠고 있다고 말했다.
정면을 바라보는 운전석과 운전대, 페달 등이 갖춰져 있어 기존에 판매되고 있던 자동차와 디자인 및 기능 측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애플은 당초 운전석이 차량 내부를 향하도록 설계되고 운전대와 페달 등 제어 장치가 없이 완전 자율주행 방식으로 움직이는 전기차 출시를 계획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에 한계를 느끼고 사업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애플은 여전히 2030년 이전에 출시하는 애플카 ‘2세대’ 모델에 이러한 혁신적 요소를 모두 적용하겠다는 목표를 유지하고 있다.
2030년까지는 처음 구상했던 것과 같은 완전한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는 셈이다.
애플이 이처럼 1세대 애플카와 2세대 제품을 크게 차별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둔 만큼 1세대 제품 발표와 출시 시기를 앞당기는 것도 충분히 가능성 있는 선택지로 꼽힌다.
기존 전기차와 크게 다르지 않은 기술을 적용하는 만큼 차량 위탁생산을 담당할 협력사만 찾는다면 출시에 속도를 낼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오토에볼루션은 애플카 1세대 모델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과 비슷한 시기에 판매를 시작하는 중국 샤오미의 전기차 출시 계획에도 주목했다.
▲ 중국 샤오미가 판매하는 자동차용 주변기기 이미지. <샤오미> |
샤오미는 이르면 올해 4분기 전기차 생산을 시작한 뒤 내년 상반기부터 판매를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2024년에는 약 10만 대의 차량을 생산하고 이듬해는 출하량을 2배 수준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애플과 샤오미는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전자제품 시장에서 직접적으로 경쟁 구도를 형성하지 않고 있다. 두 회사 제품의 주력 시장과 고객층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회사 모두 자체 기술을 활용한 전기차로 자동차사업에 처음 진출하는 전자제품 전문업체라는 점과 비슷한 시기에 첫 차량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샤오미는 최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승인을 받아 전기차 제조 설비에 투자할 수 있는 허가를 획득했다. 처음 자동차사업 진출 계획을 발표한 지 약 2년만이다.
다만 아직 공업신식화부(MIIT)를 비롯한 다른 중국 정부기관에서 추가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고 내수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 중국 전기차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갈수록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샤오미가 단기간에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 역시 마찬가지로 테슬라 및 GM, 포드와 같은 여러 자동차기업과 경쟁에서 승기를 잡아야만 전기차를 새 성장동력으로 키워낼 기반을 갖출 수 있다.
현재 애플은 애플카를 약 1억 원 이상의 고가 전기차로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반면 전기차 성능과 기능, 디자인 등 측면에서 확실한 차별화 요소를 갖춰내지 못한다면 승산을 따지기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결국 애플과 샤오미의 전기차 사업 도전이 시장 성장에 더욱 힘을 싣는 계기가 될지, 혹은 기존 자동차기업의 경쟁력을 넘지 못하는 뼈아픈 실책이 될 지 예측하기 어렵다.
일본 소니와 대만 폭스콘도 최근 전기차 사업 진출 계획을 공식화하며 전자업체의 전기차시장 진출이 자동차업계에서 갈수록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