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속 새만금국제공항 수주전 시작, 현대건설·DL이앤씨·HJ중공업 승자는

▲ 전북의 꿈인 새만금국제공항 건립공사 수주전에 현대건설, DL이앤씨, HJ중공업이 도전장을 냈다. 사진은 새만금국제공항 조감도.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전라북도의 숙원사업인 새만금국제공항 건립공사 수주전에 현대건설과 DL이앤씨, HJ중공업이 도전장을 냈다. 

새만금국제공항 사업은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데다가 최근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사태로 논란이 커지는 상황이다. 다만 건설사들은 보기 드문 대형 인프라 공사에 매력을 느껴 강한 수주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20일 건설업계와 조달청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된 새만금국제공항 건설공사 입찰에 현대건설, DL이앤씨, HJ중공업이 참여했다. 9월 초 심사가 이뤄져 시공사가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새만금국제공항은 총 사업비 8077억 원이 투입돼 2028년 개항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전북은 공항·항만·도로 등 물류체계를 갖춘 새만금 투자유치 및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새만금국제공항 사업은 2019년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목록에 포함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B/C(비용편익비율)이 기준선인 1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0.479로 나왔으나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예비타당성조사가 면제됐다. 

이번에 발주된 공사는 항공기 이동 공간인 ‘에어사이드’ 관련 공사로 5100억 원 규모다. 187만 ㎡ 규모 부지 조성과 활주로, 계류장, 관제탑 등을 지을 시공사를 선정하게 된다. 설계·시공 일괄입찰 방식이며 설계점수 70%, 가격점수 30%를 반영한다.

현대건설, DL이앤씨, HJ중공업이 각각 팀을 꾸려 수주전에 나섰다. 팀 구성만 봐도 각 건설사들의 수주 의지가 뚜렷한 만큼 초박빙의 접전이 펼쳐질 것이란 관측이 건설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현대건설은 35% 지분을 지니고 금호건설(16%), 쌍용건설(14%), 영진종합건설·신흥건설·동화이앤씨·삼부종합건설·한백종합건설·합동건설·계성건설(각각 5%)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DL이앤씨는 50%의 지분으로 한라(20%), 원탑종합건설·동경건설(각각 8%), DL건설·부강건설(각각 7%) 등과 컨소시엄을 꾸렸다. 

HJ중공업은 35%의 지분율로 대우건설(20%), 코오롱글로벌·KCC건설(각각 10%), 경우크린텍·신성건설·군장종합건설·삼화건설사·은송(각각 5%)과 팀을 구성했다. 

현대건설은 1969년 김포국제공항 1차 확장공사에 참여한 뒤 27차례가 넘는 공항공사를 수행한 경험을 지닌 자타공인 강자로 평가받는다. 국내뿐 아니라 2025년 8월 준공을 목표로 페루 진체로 신공항을 건설하고 있고 폴란드, 베트남 롱탄 등의 신공항 공사 수주를 준비하고 있다. 

컨소시엄 일원인 금호건설도 공항공사 전문성을 인정받는다. 금호건설은 활주로 공정, 관제탑 공정 등 공항 건설에 필요한 시공기술 8개를 모두 보유하고 있다. 전문 협력업체 등을 통해 전문성을 갖춘 인력도 확보하고 있다. 

DL이앤씨는 비교적 공항건설 공사 관련 경험은 적지만 인천공항계류장 4-3공구를 2021년 준공했다. 지난해 12월 울릉공항(2329억 원)을 수주한 뒤 2025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최근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목적으로 토목공사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번 공사에도 경쟁자들 가운데 가장 많은 컨소시엄 지분 50%로 도전하며 수주 의지를 다지고 있다.

대형건설사 2곳이 전면에 나섰지만 HJ중공업도 만만찮다는 말이 나온다. 대우건설과 팀을 꾸려 전력을 보강했다.

HJ중공업도 국내외 공항 건설공사에 참여해 세계적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71년 김포공항 국내선 여객청사를 시작으로 인천국제공항 등 제주, 김해, 청주, 울산, 양양, 대구, 포항, 광주 등 국내공항 건설공사에 참여했다.

또한 괌국제공항 여객청사, 사우디아라비아, 방글라데시, 필리핀 등 주요 건설공사에 참여했다.
 
논란 속 새만금국제공항 수주전 시작, 현대건설·DL이앤씨·HJ중공업 승자는

▲ 새만금 복합물류체계. <전북연구원>


건설사들이 이번 사업 수주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것은 1조500억 원 규모의 남양주왕숙 국도47호선 이설공사 이후 두 번째로 큰 사회간접자본(SOC)사업인데다 주택시장 위축에 대응해 공공공사를 확보해야 한다는 절박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 들어 새만금국제공항사업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사업의 변수가 될 가능성도 떠오른다. 잼버리 사태에 예산이 잘못 쓰였다는 비판까지 가세하며 정치권은 새만금 사회간접자본사업의 추진 경위도 엄밀히 따진다는 계획도 내놨다. 

환경단체들도 신공항 부지이자 새만금의 마지막 원형 갯벌인 수라갯벌에서 멸종위기종과 희귀생물이 다수 발견돼 사업을 백지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강하게 펼치고 있다. 

신공항과 자동차로 1시간30분 거리에 있는 전남 무안국제공항도 활성화가 되지 않은 점을 들어 경제성이 너무 떨어진다는 시각도 나온다.
 
반면 전북도는 무안과 거리가 멀고 국유지인 새만금에서 사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부지매입, 토지보상비용이 들지 않아 재정적으로 무리가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도내 대표 관광도시 전주시의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는 데다 2차전지 소재 제조단지도 조성되고 있는 만큼 항만·철도·항공 등의 교통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라 강조하고 있다. 

실제 2026년 개항을 목표로 새만금 신항만 방파제와 호안 일부 공사가 끝났고 새만금항을 연결하는 철도도 2030년 준공을 목표로 기본계획이 수립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컨소시엄 구성을 보면 새만금국제공사 수주에 관한 각 대표 주간사들의 수주의지를 엿볼 수 있다”며 “주택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대규모 SOC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