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포스코퓨처엠이 주력 사업인 양극재 분야 시황의 일시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다변화된 사업구조와 가치사슬(밸류체인)을 갖춘 덕분에 실적 측면에서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대표이사 사장은 배터리소재 분야에서 구축한 폭넓은 밸류체인의 강점을 더 극대화하기 위해 양극재 분야 공급망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음극재 분야로도 사업외연을 확장하는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퓨처엠 사업구조 강점 부진 때 돋보여, 김준형 밸류체인 강화 ‘주마가편’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대표이사 사장은 배터리소재 분야에서 폭넓은 가치사슬(밸류체인)을 구축한 포스코퓨처엠의 강점을 더 극대화하기 위해 힘 쓰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18일 포스코퓨처엠에 따르면 양극재 증설을 통한 생산능력 강화와 더불어 양극재의 공급망 강화 및 음극재 사업확대를 추진하며 배터리소재 사업 역량을 높이는 전략이 추진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전날 필리핀 광산개발·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하는 MC그룹의 니켈전문 자회사 NPSI와 합작사업 합의각서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퓨처엠과 NPSI는 니켈 사업을 위한 합작사(JV)를 필리핀 현지에 설립하고 포스코퓨처엠이 개발 중인 새로운 제련기술을 활용하는 니켈 혼합물(MHP) 생산 공장 건설을 추진한다.  

니켈은 양극재의 핵심 원료로 사용 비중이 높을수록 배터리 저장용량을 높일 수 있다. 전기차 주행거리 증대를 위한 중요한 광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수요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김준형 사장은 이번 협약을 맺으며 "NPSI와 합작을 통한 니켈 사업으로 양극재 사업 수익성 강화와 더불어 친환경 원료 공급망 구축에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퓨처엠은 그룹 지주사 포스코홀딩스를 통해 양극재 핵심 원료인 리튬 확보 능력을 갖춰 놓은 상태다. 포스코홀딩스는 일찍부터 호주 리튬 광산과 아르헨티나 염호 등을 통해 리튬 확보에 힘써왔다. 

여기에 리튬 다음으로 양극재 핵심원료로 꼽히는 니켈 확보에도 나서며 양극재 공급망 역량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포스코퓨처엠 사업구조 강점 부진 때 돋보여, 김준형 밸류체인 강화 ‘주마가편’

▲ 포스코퓨처엠과 GM이 합작해 캐나다 베캉쿠아에 건설하고 있는 연산 3만톤의 얼티엄캠 양극재 공장 건설 모습. <포스코퓨처엠>

포스코퓨처엠은 원료뿐 아니라 양극재의 중간 소재인 전구체 생산능력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 포스코퓨처엠은 제너럴모터스(GM)와 북미 양극재 합작사 얼티엄캠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2단계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는데 이를 통해 양극재 생산능력을 확대할 뿐 아니라 전구체 공장 신설도 추진하기로 했다. 

포스코퓨처엠으로서는 원료와 중간소재, 양극재에 이르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비용 절감과 공정 효율화를 어느 정도 이루게 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수익성이 좋아지는 만큼 기업경쟁력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김준형 사장은 양극재 분야에서 가치사슬을 수직적으로 강화하는 한편 음극재 사업을 확대해 배터리소재 가치사슬을 수평적으로 확장하는 일도 추진하고 있다. 

음극재는 배터리 원가의 약 14%를 차지하는 소재로 배터리의 충전속도와 수명 등의 성능을 좌우한다. 양극재(배터리 원가 비중의 약 40%)와 비교하면 시장에서 중요성이 간과된 측면이 있으나 배터리 소재 분야의 탈중국 움직임과 함께 중국 외 지역에서 음극재를 확보할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배터리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음극재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84%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포스코퓨처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음극재 사업화에 성과를 내고 있는 곳이다.
 
현재 포스코퓨처엠의 음극재 생산능력은 세종 공장의 천연흑연 음극재 7만4천 톤, 포항 공장의 인조흑연 음극재 8천 톤 등 8만2천 톤 수준인데 이를 2030년 연산 37만 톤으로 확대할 계획을 새로 마련했다. 이는 기존 목표치인 연산 32만 톤에서 5만 톤 상향된 수치다.
 
포스코퓨처엠은 기존 흑연계음극재 외에도 차세대 음극재로 불리는 실리콘·리튜메탈 음극재 개발을 추진하며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이는 포스코퓨처엠이 그동안 꾸준히 추진해왔던 배터리소재의 종합적 가치사슬 구축 전략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다.  

포스코퓨처엠 측은 “포스코그룹 차원에서 원료부터 소재, 폐배터리 리사이클링까지 배터리소재 완전 가치사슬(풀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고 탈중국 난도가 가장 높다고 평가받는 흑연계 음극재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어 향후 글로벌 완성차, 배터리 기업들을 대상으로 매출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의 가치사슬 역량은 실적 측면에서도 어느 정도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퓨처엠은 2분기에 양극재 시황 부진으로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다소 후퇴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1930억 원, 영업이익 521억 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48.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6% 감소했다. 

다만 양극재의 판매가 하락과 출하량이 줄어들며 시황 자체가 부진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경쟁사인 엘앤에프는 올해 2분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1%나 줄었다. 

포스코퓨처엠은 양극재 외에도 음극재, 기초소재(내화물·라임화성) 등의 사업을 하는 만큼 양극재 시황 부진의 영향을 덜 받는 데다 양극재 분야에서 어느 정도 수직계열화가 이뤄진 터라 수익성 악화를 방어할 힘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안회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포스코퓨쳐엠의 전구체 및 리튬 내재화, 양극재와 음극재 사업 시너지, 그룹사로부터 안정적 자금조달 가능성을 놓고 동종업계보다 프리미엄을 부여해왔다”며 “경쟁사보다 높은 리튬 및 전구체 내재화율과 공격적 생산능력 확대 계획으로 이런 프리미엄은 지속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