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이 시행되면서 어느 기업이 수혜를 입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농기계 제조업체인 동양물산기업(동양물산)과 한화케미칼은 원샷법 수혜 가능성에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16일 동양물산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4.37%(105원) 오른 251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 회사는 12일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 장 초반에는 10% 이상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한화케미칼 주가도 직전 거래일보다 3.85%(1천 원) 오른 2만7천 원으로 장을 마쳤다.

원샷법은 3년 한시 특별법으로 13일부터 시행됐다. 광복절 연휴가 끝난 뒤인 16일 한화케미칼 등 4개 기업이 원샷법 시행에 따라 사업재편 계획의 승인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신청기업 3곳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이날 산업재편 승인신청을 마쳤다고 밝혔다. 한화케미칼은 울산 석유화학 산업단지 안에 있는 염소·가성소다(CA) 공장을 OCI그룹 계열 화학업체 유니드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케미칼이 원샷법 지원대상이 되면 울산공장 매각대금에 대한 양도차익 법인세를 4년간 이연받게 된다. 또 신사업 진출 때도 정부가 지원하는 연구개발프로젝트 심사에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신청기업을 대상으로 사업재편심의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60일 이내에 승인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원샷법 적용대상에 오르면 기업은 사업재편을 가속화할 수 있고 세금 및 자금지원 등의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동양물산은 사업재편 신청을 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진 것만으로 주가가 이틀 연속으로 강세를 보였다. 동양물산은 벽산그룹 김인득 창업주의 차남 김희용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중견기업이다.

트랙터나 콤바인 등 농기계를 만드는 회사인데 7월26일 동국제강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내놓은 농기계회사 국제종합기계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동양물산은 국내 농기계시장에서 3위였으나 인수를 마무리하면 1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동양물산이 원샷법 적용대상에 오르면 생산라인 정비 등 각종 투자에서 금융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업계는 원샷법 시행에 따라 인수합병(M&A)시장이 활기를 띌 것으로 전망한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요청 기간도 기존 20일에서 10일로 짧아지는 등 절차가 간소화됐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재추진,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합병 여부 등도 주목받고 있다.

이밖에 SK, LG, CJ 등 그룹 지주사들의 손자회사에 대한 사업재편 움직임도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원샷법은 경영권 승계나 특수관계인의 지배구조 강화 목적인 경우는 적용되지 않는다. 대기업 특혜법이라는 비판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공급과잉 업종에 있는 중견기업들이 원샷법 적용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철강·조선업종 기업들도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사업부문을 소규모 분할·합병 방식으로 통폐합하는 데 원샷법을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