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철근누락’ 사태 책임을 지고 거취를 임명권자에게 맡기겠다고 밝혔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아파트 가운데 철근이 누락된 단지가 기존에 발표한 곳 외에 5곳 더 있었던 사실이 드러났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임원들은 모두 사직서를 제출했다.
 
LH 사장 이한준 "철근누락 5곳 빼고 발표 송구, 거취는 정부 뜻에 따르겠다"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11일 서울 강남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아파트 전수조사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사장은 11일 오전 한국토지주택공사 서울지역본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임원진 모두의 사직서와 함께 저의 거취도 국토교통부 장관을 통한 정부 뜻에 따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한국토지주택공사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전체 임원의 사직서를 받았고 새로운 인사를 통해 조직을 변화시키겠다”며 “조직이 망가지고 위계와 체계도 없고 기본적 사안도 놓친 것에 관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 부사장, 국민주거복지본부장, 공공주택사업본부장, 지역균형발전본부장, 공정경영혁신본부장 등 한국토지주택공사 상임이사 모두가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의 대대적 조직개편과 권한 축소를 시사했다.

이 사장은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조직 규모와 비교해 권한이 지나치게 크다”며 “권한과 조직을 축소해 작지만 강한 조직, 오로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조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한국토지주택공사는 2009년 10월1일 토지공사, 주택공사가 통합 뒤 14여 년이 흘렀지만 조직의 지나친 비대화로 보고체계가 원활히 작동하지 못하고 책임소재가 불분명해졌다”며 “간부직원을 중심으로 출신별로 소통문제도 만연해 외부의 힘에 따른 혁신이 불가피하다”고 바라봤다.

외부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주요 기능 이관, 인력조정 등을 진행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 사장은 “내부적으로 감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국민 신뢰를 위해 경찰과 공정위, 감사원에 수사와 조사를 의뢰했다”며 “외부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인적쇄신과 조직개편을 단행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제가 이 자리에 있는 한 한국토지주택공사를 국민에 봉사하지 않는 서비스제도, 전관과 연결된 못된 관습을 개혁해 작지만 강하고 국민에 헌신 봉사할 수 있는 조직으로 쇄신하는 데 모든 열정을 바치겠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철근누락’ 아파트 단지 5곳을 추가로 발표했다.

이 사장은 “(지하주차장 전단보강근이 누락된 단지가) 당초 15개가 아니라 20개였다”며 “5개 단지를 빼고 발표한 것에 대단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앞서 7월31일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발주한 공공아파트 가운데 무량판구조가 적용된 단지 91곳을 대상으로 자체점검을 실시한 결과 15개 단지에서 전단보강근 누락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 철근이 누락된 단지는 20곳이었다. 화성남양뉴타운 B10, 평택소사벌 A7, 파주운정3 A37, 고양장항 A4, 익산평화 등은 철근이 누락된 기둥이 5개 미만이고 즉시 보강공사를 진행해 안전 우려가 없다는 자체 판단을 내려 발표에서 제외된 것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또 전수조사에 포함되지 않았던 무량판구조 적용 아파트 1곳을 추가로 확인했다. 9일 10개 단지가 추가로 확인된 것을 포함하면 전체 무량판구조 아파트는 102곳으로 늘었다.

이 사장은 2022년 11월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에 임명됐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