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지난해부터 가상화폐업계에 몰아친 한파가 수그러들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1, 2위를 다투는 두나무와 빗썸의 상반된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0일 가상화폐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2024년부터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지면서 가상화폐 시장의 한파가 누그러질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
▲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가상화폐 겨울을 사업 다각화를 통해 이겨낼 계획을 세웠다. |
4일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CC데이타에 따르면 올해 7월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의 거래량이 전반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업비트 7월 업비트 거래량은 298억 달러(약 39조 원)를 나타냈다.
6월에는 4위를 기록했지만 7월에는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를 넘어서 글로벌 2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시장점유율에서도 2% 성장한 5.78%를 기록했다.
CC데이타는 빗썸과 코인원 등 다른 국내 거래소들도 거래량이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의 코인 거래 가격이 외국보다 높아지는 김치 프리미엄과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등 해외 거래소들의 소송이 이어지며 투자자들이 국내 거래소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분기 업비트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 덕분에 순이익 326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068억 원을 거둔 것을 고려하면 상승하긴 했지만 한파 이전 연간 순이익 2조 원을 넘게 거두던 것을 고려하면 많이 위축됐다.
빗썸은 1분기 순이익 406억 원을 냈다. 지난해 1분기 508억 원과 비교하면 역시 하락세다.
두나무와 빗썸은 겨울이 찾아온 국내 가상화폐 사업 환경을 두고 서로 다른 전략을 취했다.
두나무는 지난해부터 가상화폐 겨울이 이어지자 적극적으로 다각화 전략을 진행했다.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 ‘업비트’와 함께 증권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와 ‘증권플러스비상장’, 대체불가능토큰 거래 플랫폼 ‘업비트NFT’,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 명품시계 거래 플랫폼 ‘바이버’ 등을 운영하고 있다.
▲ 빗썸은 고객 수를 더 확보해 가생화폐 겨울이 지난 뒤 거래수수료를 통한 실적 강화를 기대한다. |
최근에는 2경 원 규모의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토큰증권(STO) 시장 진출에도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화폐를 바탕으로 블록체인 관련 사업들을 늘려가며 증권과 명품시계 등 블록체인과 관련 없는 사업까지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다.
두나무는 당초 사업을 증권 플랫폼으로 시작했고 가상화폐는 다양한 플랫폼 서비스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업비트와 함께 다른 분야로의 진출이 특별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아직 사업 다각화의 성과가 크진 않아 올해 1분기 기준 업비트의 매출 비중이 약 98%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빗썸은 오히려 가상화폐 거래소에 더 집중하고 있다.
빗썸도 NFT 등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최근 거래소에 고객을 늘려 거래수수료를 바탕으로 한 매출을 높이기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빗썸은 올해 상반기에만 2번에 걸쳐 BTC 마켓 거래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했다. 플랫폼 개편과 함께 고객들을 끌어들일 프로모션을 진행한 것이다.
빗썸은 8월 들어 매주 10종의 가상화폐 거래 수수료를 무료로 하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2주 차를 맞은 이날 기준 약 20종의 가상화폐 거래 수수료가 무료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빗썸은 8월 들어 애플리케이션(앱) 총사용 평균 시간이 20%, 앱 신규 설치 10% 증가를 이뤘다.
빗썸은 올해 상반기 고객 민원 처리율 98.3%를 기록했다. 민원 총수는 약 26만 건에 달했다. 모니터링을 통한 가상화폐 범죄 피해 예방은 약 9억2천만 원이라고 설명했다.
빗썸은 프로모션과 고객 관리 등으로 가상화폐 겨울을 버티면 확보한 고객을 통한 거래수수료 수익이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