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이 TSMC에 3나노 반도체 위탁생산을 맡기며 다른 고객사보다 크게 유리한 계약을 맺지 않았다는 증권사 연구원의 분석이 나왔다. 아이폰 14 프로맥스 모델에 탑재되는 'A16바이오닉' 프로세서 이미지. <애플> |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대만 TSMC에 반도체 위탁생산을 맡기는 과정에서 유리한 가격 책정 방식으로 ‘특혜’를 보고 있다는 외국언론 보도를 반박하는 증권사 연구원의 분석이 나왔다.
TSMC가 여전히 애플 아이폰용 프로세서에 높은 파운드리 비용을 요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곧 출시되는 아이폰15 프로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10일 IT전문지 애플인사이더에 따르면 궈밍치 TF인터내셔널 연구원은 애플이 TSMC와 3나노 공정에서 특별한 계약을 맺었다는 내용은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다르다고 밝혔다.
디인포메이션 등 주요 매체에서 TSMC가 애플 신형 프로세서를 위탁생산할 때 불량품으로 발생하는 손실 비용을 모두 떠안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데 반박한 것이다.
TSMC의 반도체 파운드리 고객사는 일반적으로 웨이퍼(반도체 원판) 단위 계약을 맺는다. 주문한 반도체가 생산되는 웨이퍼를 기준으로 비용을 책정해 지불하는 방식이다.
반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애플은 한 웨이퍼에서 생산되는 반도체 가운데 불량품을 제외한 양품의 숫자에 따라 위탁생산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고객사들은 웨이퍼에서 발생하는 불량품에 따른 손실을 감수하는 반면 애플은 사실상 TSMC가 이러한 손실을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는 의미다.
궈밍치 연구원은 “TSMC의 반도체 생산 수율은 불량품으로 발생하는 손해를 무시할 수 있을 만큼 훌륭한 수준”이라며 이러한 비용 차이는 큰 변수가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애플이 항상 TSMC에서 가장 앞선 미세공정 기술을 프로세서 위탁생산에 활용해 왔기 때문에 다소 특별한 고객사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정했다.
새로운 반도체 공정을 도입할 때는 수율이 비교적 낮기 때문에 애플이 자연히 불량품이 아닌 완제품 기준으로 비용을 지불하는 형태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궈밍치 연구원은 TSMC가 이를 고려해 불량품으로 발생하는 손실 비용을 모두 정상적으로 생산된 반도체 공급 단가에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이 다른 고객사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TSMC와 파운드리 계약을 맺었다고 보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의미다.
그는 아이폰에 탑재되는 신형 프로세서의 가격이 매년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궈밍치 연구원은 아이폰15 프로 시리즈에 적용되는 애플 A17 프로세서의 3나노 파운드리 위탁생산 단가도 예외 없이 크게 올랐다고 전했다.
9월 중 출시되는 아이폰15 프로 판매가격이 이전작보다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애플은 9월 중순에 출시행사를 열고 아이폰15 및 아이폰15 프로 시리즈를 정식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글로벌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가 이뤄진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