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TSMC가 여러 측면을 고려해 의도적으로 미국 반도체공장 투자를 늦추고 있다는 중국 관영매체의 분석이 나왔다. 대만 TSMC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 TSMC > |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가 미국 애리조나 반도체공장 가동 시기를 늦추기로 한 것은 경제적 요소 등 현실적 측면을 고려한 의도적 결정이라는 중국 관영매체의 분석이 나왔다.
TSMC와 같은 글로벌 반도체기업의 시설 투자를 유치하려는 미국 정부의 무리한 시도가 이와 같은 사례를 통해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7일 “대만 반도체 산업에 공백을 발생시키려는 미국 정부의 시도는 불행한 결말을 앞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TSMC가 최근 애리조나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가동 시기를 기존 2024년에서 2025년까지 늦추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TSMC는 애리조나에 400억 달러(약 52조 원)를 들여 다수의 반도체공장을 신설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제1공장은 2024년부터 4나노 미세공정 생산라인을 가동할 계획을 두고 있었다.
그러나 TSMC는 미국에서 충분한 전문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등 이유를 들어 반도체공장 첫 가동 시기를 2025년까지 미루겠다고 밝혔다.
글로벌타임스는 앞으로 공장 건설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러한 차질이 더 많이 빚어지게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시설투자 및 인건비 상승과 현지 노조의 반발 등 다양한 요소가 TSMC의 투자 계획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TSMC가 미국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비용이 대만과 비교해 2배 정도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예측을 전했다.
대만 정부는 TSMC의 해외 공장 설립이 자국의 투자 유치 기회를 빼앗고 반도체 전문인력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 지원법 시행에 따른 보조금을 앞세워 TSMC의 현지 투자를 유도한 일이 결국에는 대만의 반도체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은 TSMC의 첨단 반도체 기술을 차지하겠다는 불순한 의도를 두고 투자를 유치했다”며 “이를 통해 중국과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목적”이라고 바라봤다.
TSMC가 애리조나 반도체공장 투자와 가동 시기를 늦춘 것도 이러한 상황을 염두에 둔 선택이라는 분석이 이어졌다.
대만의 이해관계와 경제적 측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자를 지연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미국 정부가 중국과 반도체 패권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TSMC의 대규모 반도체공장 투자를 유도한 일이 지금과 같은 부작용을 낳고 있는 무리한 선택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글로벌타임스는 “TSMC는 미국 투자에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을 인식하고 의도적으로 건설 속도를 늦추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의 시도는 결과적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