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금융계열사들이 서울 '태평로시대'를 마감하고 서초동에서 새로 출발하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7월부터 순차적으로 진행해 온 사옥이전 작업을 마치고 15일부터 모든 직원이 서초동에서 근무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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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삼성생명 태평로 사옥과 삼성 서초동 사옥. |
삼성생명은 1984년 준공된 태평로사옥을 32년 동안 사용해왔는데 지난 1월 전격적으로 부영과 매각계약을 체결했다. 태평로사옥은 삼성 금융타운의 '상징'으로 꼽힌다.
삼성생명은 지난달 중순부터 부서별로 이사를 시작해 주요부서가 수원으로 옮겨간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C동)에서 새롭게 출발하게 된다.
태평로사옥의 매각은 8월 말 부영에서 잔금을 받으면서 마무리된다.
삼성생명을 시작으로 삼성 금융계열사들은 차례로 서초동으로 근무지를 옮긴다.
삼성자산운용도 8월 말 서초동 사옥으로 사무실을 이전한다. 삼성자산운용은 26일 업무를 마치고 이사한 뒤 주말에 새 사무실을 정리하고 29일부터 본격적으로 서초사옥으로 출근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자산운용은 태평로사옥에서 22층 일부와 23~25층 등 3.5개 층을 사용해왔는데 서초동사옥에서 C동 16~18층 등 3개 층을 사용하기로 했다.
삼성증권도 아직 이전 날짜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12월 안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현재로서 12월 이전하는 것이 유력하다.
삼성화재는 을지로사옥을 사용하고 있는데 사옥 매각작업을 마무리하고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서초동으로 둥지를 옮기기로 했다.
삼성화재가 8월 초 마감한 을지로사옥 매각입찰에 신한카드를 포함해 4~5곳이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화재는 9월 초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이르면 12월 초 계약을 완료한다. 이후 삼성화재는 건설부문이 판교로 옮겨간 서초동 삼성물산 건물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금융계열사들이 줄줄이 서초동으로 이동하면서 태평로에 형성됐던 '삼성금융타운'도 사라지게 됐다. 삼성자산운용이 태평로사옥에, 삼성카드와 삼성증권이 삼성본관에 입주하면서 바로 옆 을지로 삼성화재까지 더해 이 일대에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모두 있었다.
그러나 금융타운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태평로사옥이 매각되고 금융계열사들이 속속 이동하면서 이제 '서초동시대'를 새로 열게 됐다.
삼성 금융계열사 가운데 삼성카드 한 곳만 태평로에 남게 됐다. 삼성카드는 삼성 본관의 고층부(20∼27층)를 사용하고 있는데 아직 이전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카드의 경우 삼성본관의 가장 넓은 면적을 임차하고 있다는 상징성을 고려해 잔류에 무게를 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