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을 나고 있는 남아메리카 안데스산맥 일대에서도 이상고온이 관측됐다. 통상적으로 17도 내외를 오가는 기온이 일부 지역에서는 35도를 넘어섰다. 사진은 칠레 수도 산티아고의 전경.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폭염을 겪고 있는 북반구에 이어 남반구에서도 겨울이 사라졌다.
2일(현지시각)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은 남아메리카 안데스산맥 일대에서 이상고온 현상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세계에서 가장 긴 국가로 유명한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서는 1일 기온이 섭씨 24도까지 올랐다.
안데스산맥 고산지대에 위치한 산티아고는 이 시기 평균 최고 기온이 16도에서 17도 사이를 오간다.
같은 날 해발고도 1천 미터가 넘는 안데스 산기슭 곳곳에서 35도가 넘는 기온이 관측됐다. 칠레 국토 북단에 위치한 비쿠나 마을에서는 최고기온이 38도를 넘겼다.
안데스산맥 반대편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도 기온이 30도를 넘으며 117년 만에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상고온이 발생한 이유는 고온을 머금은 고기압 때문이다. 북미에서도 지옥같은 폭염을 몰고 온 이른바 '열돔(heat dome)' 현상이다.
파라과이에서 시작된 이 현상은 현재 남아메리카 서부와 중부 지방에 넓게 걸쳐 일어나며 아르헨티나와 볼리비아 그리고 칠레 등 국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블룸버그는 해당 현상으로 인해 안데스산맥 일대의 칠레 도시들과 농장들이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측했다.
국토가 안데스산맥을 따라 길게 펼쳐진 칠레는 산맥에 겨우내 쌓인 눈을 녹여 여름에 사용할 농업용수 등 수자원을 얻기 때문이다.
마이사 로하스 칠레 환경부 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기온상승에 엘니뇨 영향이 큰 만큼 엘니뇨 현상이 완화되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며 “하지만 그래도 화석연료 사용을 하루빨리 중단해달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