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TSMC 반도체공장 태풍 ‘독수리’ 영향권에 들어, 비상 대응체제 돌입

▲ 제5호 태풍 '독수리'가 대만 본토를 통과하며 TSMC 반도체공장 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나온다. 태풍 독수리 이동 경로. <기상청>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내륙으로 북상하는 슈퍼태풍 ‘독수리’가 대만에 상륙하며 TSMC의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가동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떠오른다.

26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TSMC는 대만에 위치한 모든 반도체공장을 대상으로 24시간 대응 비상체계를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슈퍼태풍 독수리가 점차 북상하며 2019년 이후 4년만에 대만 본토를 덮치는 태풍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필리핀 남동쪽 해상에서 발달 중인 제5호 태풍 독수리는 지름이 약 1천 km 규모로 예상된다. 현재는 중국 남부 내륙으로 향하고 있다.

한국 기상청에 따르면 독수리의 중심기압은 930hPa(헥토파스칼), 최대 풍속은 초속 50m(시속 180㎞)로 각각 측정됐다.

현재 경로를 보면 한반도에 직접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지만 대만은 태풍 이동 경로에 위치하고 있어 폭우와 강풍에 따른 피해가 발생할 공산이 크다.

TSMC는 “전기와 수자원 공급, 재난대응 등 여러 분야 전문가들이 상주하며 대응 체계를 운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태풍에 따른 침수나 정전사고 등이 발생하면 해당 지역의 반도체공장 가동이 중단될 수 있다.

TSMC가 애플의 신형 아이폰용 프로세서 및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 등의 생산을 진행하는 중요한 시기를 지나고 있는 만큼 이는 업계 전반에 막대한 피해로 이어지게 된다.

대만에 밀집해 있는 TSMC의 반도체공장은 이전에도 가뭄과 지진 등 자연재해로 영향을 받은 사례가 있다.

그러나 이번 태풍이 TSMC의 수자원 공급 문제를 해결해주는 ‘단비’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만은 태풍이 몰고 오는 비를 통해 다량의 수자원을 확보하는데 최근 수 년째 태풍이 대만을 지나지 않아 농업과 반도체산업 등이 모두 가뭄 피해를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TSMC는 블룸버그를 통해 강풍에 영향을 받는 설비 운영을 최소화하고 배수로와 침수 차단설비를 점검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예방 조치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