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트럭 막은 기후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기후 시위로 첫 유죄판결 받아

▲ 스웨덴 기후활동가 그레타 툰베리(오른쪽)가 24일(현지시각) 석유 운반 트럭의 이동을 막는 시위에서 경찰의 명령에 불복종했다는 혐의가 인정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법정에 출두한 툰베리.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스웨덴의 기후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2018년 기후행동 시작 이래 처음으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시위 과정에서 경찰에 명령에 불복종하고 석유 운반 도로를 막은 혐의다. 

24일(현지시각) 외신을 종합하면 툰베리는 기후 시위 도중 경찰의 명령을 어긴 혐의로 스웨덴 말뫼 지방법원으로부터 240달러(약 3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툰베리는 6월15일부터 청년 환경단체 테이크백더퓨처와 함께 스웨덴 항구 도시 말뫼에서 석유 운반 트럭이 터미널로 출입하는 것을 막고 '기후 시위'를 벌였다.

스웨덴 경찰은 석유 운반 트럭이 지나갈 수 있도록 이동하라고 명령했고 툰베리는 이를 거부해 6월19일 경찰에 체포됐다.

당시 시위 때 툰베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기후위기는 이미 수많은 사람의 삶과 죽음의 문제”라며 “우리는 방관자가 되지 않고 대신 화석연료 사용을 물리적으로 막기로 했다”는 글을 올렸다.

법정에서 툰베리는 경찰의 명령에 따르지 않은 것을 인정하면서도 “내 행동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우리는 생명, 건강, 재산을 위협하는 비상사태에 처해 있다”며 “수많은 사람과 지역사회가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 위험에 빠져 있다”고 덧붙였다.

가디언은 이 판결이 지금까지 기후 시위를 벌여온 그녀가 이 시위와 관련해 처음으로 받은 유죄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석유 트럭 막은 기후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기후 시위로 첫 유죄판결 받아

▲ 3월1일(현지시각) 그레타 툰베리가 노르웨이의 풍력발전 터빈 철거 시위에서 경찰에 연행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툰베리는 올해 초 지역 원주민들의 터전인 노르웨이 중서부 포센의 풍력발전 터빈 150여 개의 철거를 촉구하는 시위 등을 벌이는 과정에서 구금되기도 했지만 기소에 이어 유죄판결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2003년생인 툰베리는 15세였던 2018년 8월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학교를 결석하고 스웨덴 국회 앞에서 기후변화 대응 촉구 시위를 시작하며 이름이 알려졌다.

일명 학교 파업이라고 불린 이 시위는 ‘미래를 위한 금요일(FFF)’이라는 슬로건 아래 세계로 확산됐고 이에 툰베리는 ‘청소년 기후운동가’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툰베리는 올해 6월 졸업과 함께 마지막 학교 파업을 진행하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할 의무가 있다”며 “모든 것을 바꾸려면 모든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학교 파업은 아니지만 매주 금요일 시위를 이어갈 것”이라며 “싸움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석유 트럭 막은 기후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기후 시위로 첫 유죄판결 받아

▲ 2019년 9월23일(현지시각) 그레타 툰베리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툰베리는 2019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연설을 한 이후 노벨평화상 단골 후보로 꼽히고 있다.

같은 해 툰베리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 순위에서 100위에 올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의 최연소 기록을 새로 썼다.

툰베리는 올해 6월 토마 피케티, 마거릿 애트우드, 나오미 클라인, 요한 록스트룀 등 서구 지식인 100여명과 함께 기후위기를 과학적, 경제적으로 분석하고 해법을 모색한 ‘기후 책(THE CLIMATE BOOK)’을 출판하기도 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