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선업계 2위 대한전선이 과거의 명성을 되찾고 있다.
대한전선은 2년여 만에 안정적인 신용등급을 새로 획득했다. 대한전선은 해외사업 확대로 세계 10위권에서 5위권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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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용 대한전선 대표. |
10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최근 한국기업평가(한기평)로부터 BB+(안정적) 등급의 기업신용등급(ICR)을 획득했다.
한기평은 2014년 5월 대한전선이 보유 중이던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대한 등급을 기존 B+에서 CCC로 하향 조정했다. CCC는 부도위험이 매우 높은 ‘실질적 부도등급’ 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BB+는 최소한의 채무상환능력은 인정되나 안정성 면에서 투기적 요소가 내포돼 있음을 의미한다. 10개 투자등급 바로 아래 등급으로 투기등급 가운데 가장 높다.
한기평은 “대한전선은 2013년 국내 최초로 500kv 케이블 상업운전을 시행하는 등 고부가제품인 초고압전력선에 대한 기술력이 뛰어나다”며 “국내 전선시장이 과점체제를 형성하고 있어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한전선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156억 원을 내 전년 대비 80.1% 늘어났다. 부채비율도 338%로 전년 2452%에서 크게 개선됐다.
대한전선은 1955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종합전선업체인데 설립 후 2008년까지 무려 53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뒤 보유한 자산가치가 급락하면서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2014년 말에는 자기자본이 거의 바닥나 자본 잠식률이 98%까지 높아지면서 상장폐지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대한전선은 채권단 관리를 받다 결국 사모펀드인 IMM프라이빗에쿼티에 매각됐는데 지난해 3월 대한전선 대표이사로 취임한 최진용 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경영정상화에 돌입했다.
최 사장은 대한전선에 1977년 엔지니어로 입사해 1990년까지 몸담았던 '대한전선맨' 인데 대표이사 취임 후 자산 매각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대한전선 부활의 초석을 다졌다.
대한전선은 올해 초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개의 초고압케이블 전력망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했다. 규모는 총 5200만 달러(약 630억 원)에 이른다. 최근에는 중동과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수주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대한전선은 장거리 송전에도 전력 손실이 적고 안정도가 높아 ‘전력시장의 블루오션’으로 불리는 초고압 직류 송전용 케이블과 해저 송전용 케이블을 양대 축으로 삼아 현재 세계 10위권에서 5위권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해저 케이블의 경우 내년부터 매출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 사장은 “최고의 기술과 완벽한 품질로 고객들의 신뢰를 얻으면 젊은이들이 입사하고 싶은 100년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