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해양이 살아날 수 있을까?
STX조선해양은 조사위원의 최종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있는데 노조와 협력사 등 갈등이 해결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
|
|
▲ 장윤근 STX조선해양 법정관리인. |
10일 업계에 따르면 STX조선해양 조사위원인 한영회계법인은 11일 법원에 STX조선해양에 대한 최종 실사보고서를 제출한다.
한영회계법인은 7월 제출한 중간보고서에서 STX조선해양의 계속 기업가치가 1조2635억 원으로 청산가치 9473억 원보다 크다고 봤다.
하지만 STX조선해양의 회생 전망에 여전히 먹구름이 가득하다. 법원이 회생을 결정한 뒤 회생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악재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포스코·동국제강·현대제철 등 철강 3사가 STX조선을 상대로 후판 대금채권을 우선 변제해달라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모든 채무가 동결돼 철강3사가 공급한 후판 대금을 받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철강3사가 받지 못한 후판 대금은 모두 850억 원에 이른다.
STX조선해양은 대금의 85.77%를 출자전환 방식으로 갚고 나머지는 10년 동안 상환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철강3사는 STX조선해양의 변제 계획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STX조선해양이 국내 협력사와 어음이나 외상으로 거래를 한 반면 해외는 사실상 현금 거래인 지급보증용 신용장 방식으로 거래를 한 사실이 알려져 철강3사의 불만은 더욱 커졌다.
STX조선해양은 공사 진행을 위해 철강3사에 후판 추가공급을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철강3사는 채무 변제 계획이 우선이라며 추가공급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 이에 선박건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노사갈등이 심화되는 부분도 STX조선해양의 걱정거리다. 한영회계법인은 중간보고서에서 인건비를 50% 줄이고 생산설비를 제외한 비핵심자산을 전부 매각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라 STX조선해양은 750명가량을 내보내기 위한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다. 계획대로 추진되면 STX조선해양의 생산직 근로자는 채 100명도 남지 않게 된다.
STX조선해양 노조는 9일 여의도 한영회계법인 앞에서 인력감축에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는 “한영회계법인의 보고서는 숙련된 노동자가 필요한 조선업 특성을 무시한 것”이라며 “매출 원가의 15% 수준인 노무비 감축이 기업회생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STX조선해양은 얼마전 금융감독원의 대기업 신용위험 정기평가에서 구조조정 대상인 D등급으로 분류됐다. D등급은 A~D의 4단계 평가등급 중 가장 낮은 단계로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여겨진다. 602개 대상기업 중 19개만 D등급을 부여받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