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G에너지솔루션이 글로벌 시장에서 CATL을 비롯한 중국기업들과 배터리 패권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차전지 시장 성장에 따라 중요성이 갈수록 부각되는 글로벌 공급망 역량을 강화해 원재료 조달 측면에서 탈중국 기조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LG엔솔 세계에서 배터리 원재료 확보 분주, 공급망 경쟁력 키워 ‘탈중국’ 가속

▲ 글로벌 배터리 패권을 놓고 CATL 등 중국기업들과 경쟁 중인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배터리  글로벌 공급망 역량을 강화해 원재료 조달 측면에서 탈중국 기조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 LG에너지솔루션 > 


13일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배터리 원재료 확보를 위해 전 세계적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고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호주나 남미 현지에서 중국 제련업체가 아닌 현지 업체들과 함께 배터리 원재료 광물을 제련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칠레의 세계적인 리튬 생산업체인 SQM과 7년 동안 10만 톤의 리튬을 구매하는 계약을 맺었다.  리튬단일 구매 계약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고성능 순수 전기차 200만 대 이상의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는 물량이다. 

이 계약은 LG에너지솔루션이 2020년 SQM과 맺은 계약을 대체하는 건이다. 급격히 늘어나는 글로벌 배터리 수요에 선제 대응하고자 7개 연도 잔여 물량인 3만6천 톤을 3배 가까이 확대한 것이다.

이는 중국이 펼치는 리튬을 비롯한 원재료 광물의 글로벌 공급망 강화에 맞서려는 움직임이기도 하다.

배터리 전문연구업체 우드매킨지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 국가별 주요 리튬가공 기업 보유 숫자 현황에서 중국이 52.7%로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2025년까지 전기차용 배터리의 핵심 광물인 리튬 공급의 약 3분의 1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원자재 컨설팅회사 CRU그룹의 2022년 조사를 보면 중국은 리튬 외에도 망간(95%), 코발트(73%), 흑연(70%), 니켈(63%) 등 다른 배터리 원료광물에서도 압도적 점유율을 가진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이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광물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고자 활발한 투자를 벌였기 때문이다. 

에너지컨설팅업체 라이스태드에너지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지난 2년 동안 45억 달러(약 5조7500억 원)를 투자해 남미와 아프리카 지역에서 약 20개의 리튬 광산 지분을 인수했다. 

중국은 인도네시아에서는 최소 3곳의 니켈 생산공장을 인도네시아에서 가동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전기차 배터리 핵심광물' 보고서에서 "중국은 호주와 남미에서 리튬염이나 스포듀민 광석 형태로 생산된 리튬을 탄산리튬과 수산화리튬 형태로 활발하게 가공하고 있다"고 파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 보도를 보면 중국이 전 세계 배터리 원료 광물을 빨아들이면서 각 국가별로 자국 광물을 지키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자 원료 광물 공급망 안정성을 높여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배터리업계에선 중국이 물론 전 세계 배터리 원료광물의 공급망에서 압도적 위상을 갖고 있으나 광물 제련에서 점유율이 높은 것일 뿐 광물 생산 자체의 비중이 높은 것은 아니라고 바라본다.

배터리 핵심 원료인 리튬만 하더라도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염호 등 이른바 ‘리튬 삼각지’에 전세게 60%의 매장량이 몰려있다. 캐나다와 미국 등 북미에도 리튬 매장량이 높은 편이다. 

중국이 보유한 리튬 매장량은 13% 정도로 리튬 가공 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약 60%)과 비교하면 압도적 수준은 아닌 셈이다. 

리튬, 코발트, 니켈, 망간 등 배터리 4대 광물과 관련해 중국 리튬 채굴량만 3위에 올라 있을뿐 나머지 호주, 콩고,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캐나다 등 원재료 조달에서 탈중국 전략을 펼칠 나라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LG엔솔 세계에서 배터리 원재료 확보 분주, 공급망 경쟁력 키워 ‘탈중국’ 가속

▲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의 원료광물 독식에 맞서 칠레 SQM뿐 아니라 글로벌 파트너들과 손잡고 원재료 공급망을 확보해 업스트림(원재료)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리튬 광산의 모습. < 마이닝닷컴 >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의 원료광물 독식에 맞서 칠레 SQM뿐 아니라 글로벌 파트너들과 손잡고 원재료 공급망을 확보해 업스트림(원재료)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독일 벌칸에너지와 5년 동안 수산화리튬 4만5천 톤을 공급받는 계약을 맺었다. 이는 한 번 충전할 때마다 500km 넘게 주행 가능한 고성능 전기차 110만 대 분량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호주 라이온타운과는 5년 동안 수산화리튬의 원재료인 리튬 정광 70만 톤을 받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는 수산화리튬 10만 톤을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고성능 전기차 200만 대 이상을 만들 수 있다.

캐나다 광물업체인 일렉트라, 아발론, 스노우레이크와 함께 황산코발트 7천 톤과 수산화리튬 25만5천 톤 공급계약을 맺은 점도 주목할 만하다. 황산코발트는 코발트 원광을 가공한 물질로 니켈·망간과 섞어 양극재를 만드는 데 사용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이러한 원재료 공급망 강화 노력은 미국, 유럽, 동남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 폭넓게 갖춰둔 생산능력 및 기술역량과 맞물려 시너지를 내며 중국업체와 경쟁하는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이 배터리 원재료 글로벌 공급망이 강력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중국을 배터리 공급망에서 배제하려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부수칙이 나오면서 다른 나라에서 채굴해도 중국에서 제련하면 중국산이 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국내 배터리업계는 이런 상황에 대응해 다양한 글로벌 업체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찬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