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정부가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 전기차 배터리공장에 제공하는 재정지원 규모가 과도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현지시각으로 2022년 3월23일 열린 ‘LG에너지솔루션-스텔란티스 합작공장 설립’ 기념식에 참석한 두 기업 임직원과 캐나다 정부 관계자들. 우측 네 번째는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사업부 사장.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캐나다 납세자연맹이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에 지원되는 정부 보조금을 두고 과도한 수준이라며 비판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각) 캐나다 방송국 CTV에 따르면 캐나다 납세자연맹은 정부가 해외 기업에 과도한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해 ‘끔찍한 선례’를 남겼다는 표현을 사용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캐나다 납세자연맹은 정부의 세금 활용에 관련한 감시 등을 담당하는 비영리단체(NGO)다. 1990년에 설립되어 캐나다 전역에서 23만5천여 명의 지지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가 온타리오주에 신설하는 배터리공장에 캐나다 정부가 향후 10년에 걸쳐 150억 캐나다 달러(약 14조6700억 원)를 지원하기로 하자 세금 낭비라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납세자연맹의 온타리오주 지부 임원인 제이 골드버그는 CTV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내는 다국적 기업에 캐나다 국민과 기업들의 세금이 넘어갔다”며 “이번 사례는 원하는 만큼의 보조금을 받아갈 수 있다는 점을 다른 기업들에 보여주는 끔찍한 선례로 남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는 캐나다 정부의 보조금 지급 불확실성을 문제삼아 온타리오주 윈저시에 건설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공장 모듈 생산설비 가운데 일부의 건설을 50여 일 동안 중단했다.
기업 측이 공장 건설을 중단하고 정부와 협상을 해 보조금을 받아내는 모습을 두고 납세자연맹은 ‘캐나다 납세자를 인질로 잡았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캐나다 경제 규모가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작아 글로벌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미국과 보조금 경쟁을 계속 벌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점도 지적됐다.
골드버그는 CTV를 통해 “미국 경제 규모는 캐나다보다 약 10배 크다”며 “미국을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캐나다 정부는 배터리공장 건설 재개를 알리는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규정된 보조금 규모와 상응하는 정도의 재정 지원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