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 태양광 전지 에너지효율 '30%' 한계 돌파하나, 유럽 연구진 달성 성공

▲ 상용 태양광 전지의 에너지 효율을 더욱 높일 길이 찾아졌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애리조나 주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의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상용 태양광 전지의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최신 연구성과가 나왔다.

6일(현지시각)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는 스위스 로잔 연방공대(EPFL)과 독일 헬름홀츠 베를린 재료에너지센터(HZB) 연구진의 태양광 관련 최신 연구 성과가 실렸다.

연구진에 따르면 개선된 방식을 적용한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태양광 전지를 통해 최대 32.5%의 에너지 전환 효율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이번 연구성과와 관련해 ‘혁명적인(Revolutionary)’ 혁신이라고 보도했다.

태양광 전지의 효율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일은 태양광 관련 연구자들에게 만만치 않은 과제다.

현재 비용, 크기 등 상용화 관련 요인을 고려하지 않고 특수하게 제작된 태양광 전지를 논외로, 상용화 가능한 수준으로 제작되는 태양광 전지의 에너지 전환 효율은 25% 안팎이다.

또한 단일한 물질을 사용하는 단일접합 태양광 전지의 이론상 에너지전환 효율 한계치는 ‘쇼클리-콰이저 한계(Shockley-Queisser limit)’에 따라 30% 초반으로 알려져 있다.

단일접합 태양광 전지의 에너지효율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성질이 다른 두 가지 이상 물질로 구성된 흡수층을 적층형태로 구성하는 ‘탠덤(tandem) 태양광 전지’가 시도돼 왔다.

탠덤 태양광 전지를 구성하기 위해 현재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는 소재인 실리콘과 함께 페로브스카이트가 주목을 받고 있다.

페로브스카이트는 특정 결정 구조를 지니는 물질을 총칭하는 용어로 구성 물질에 따라 빛 흡수나 전기적 측면에서 성질이 달라진다.

게다가 페로브스카이트는 자외선 등 단파장 빛에서 흡수 효율이 좋아 적외선 등 장파장 빛에서 흡수 효율이 좋은 실리콘과 상호보완성 측면에서도 효율이 좋다.

학계에서는 탠덤 태양광 전지의 이론상 에너지전환 효율 한계치를 44% 안팎으로 추정한다.

한국에서 한화큐셀이 독일 헬름홀츠 연구소와 함께 2026년 상용화를 목표로 페로브스카이트를 사용한 탠덤 태양광 전지 개발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실리콘와 페로브스카이트 등을 사용해 탠덤 태양광 전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기술적 과제가 적지 않았다.

특히 실리콘과 페로브스카이트 층 사이를 이동하는 빛과 전류의 손실을 줄이는 일은 탠덤 태양광 전지의 상용화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이번 사이언스에 실린 연구성과를 살펴보면 연구진은 실리콘에 삼중 할로겐화 된 페로브스카이트를 적층하며 층 사이에 요오드화 피레라지늄(piperazinium iodide)을 사용해 에너지 전환 효율을 30% 이상으로 올리는데 성공했다.

스테판 드 울프 헬름홀츠 베를린 재료에너지센터 연구원은 “이번 연구성과는 정말 이정표(milestones)라 할 만하다”며 “에너지전환 효율 30%라는 문턱(threshold)을 넘는 일은 고효율, 저비용의 태양광 발전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