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호텔용 TV 점유율 확대 나서, 조주완 북미 시장 다져 1위 굳히기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북미 지역 호텔용 TV시장 공략에 힘을 싣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LG전자가 북미 지역의 호텔용 TV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북미에서 기존에 확보한 높은 브랜드 가치를 활용해 B2B(기업간 거래)사업에서 실적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미국호텔숙박협회(AHLA)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3억 명의 객실 이용객을 달성해 2019년 전체 객실 이용객 12억9천만 명을 소폭 웃돌면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AHLA의 올해 미국 호텔 이용객 전망치는 2020년 최저였던 8억3164만 명의 객실 숙박객보다 56.9% 개선되는 것이다.

조 사장이 북미 호텔용 TV 시장을 눈여겨보는 것도 이와 같은 이용객 숫자의 가파른 회복세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분석된다.

북미를 비롯한 글로벌 호텔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리오프닝 국면에서 호캉스(호텔+바캉스) 흐름이 나타나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 특히 객실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려는 투숙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호텔용 TV 출하량은 385만7610대로 2022년과 비교해 11.9%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2024년에는 428만9130대로 더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LG전자는 지난해 기준으로 호텔용 TV시장에서 점유율 32.7%를 기록하면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조 사장은 글로벌 호텔용 TV시장 중에서도 LG의 브랜드 이미지에 대해 긍정적 평가가 우세한 북미지역을 중점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2022년 미국소비자 매체 컨슈머리포트가 선정한 ‘2022년 최고의 TV’에 2개 제품의 이름을 올렸다. 특히 LG전자의 올레드 TV는 컨슈머리포트가 239종의 TV를 대상으로 실시한 성능평가에서 1위부터 6위를 모두 석권하기도 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미국 컨슈머리포트는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미국 소비자연맹이 발간하는 소비재 전문 월간지"라며 "이런 좋은 평가가 나왔다는 것은 구매를 앞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척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LG전자 TV가 이 매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그만큼 북미에서 단단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LG전자 호텔용 TV 점유율 확대 나서, 조주완 북미 시장 다져 1위 굳히기

▲ 외국인 모델들이 LG전자 올레드 에보를 통해 영화를 감상하는 모습. < LG전자 >

LG전자는 북미 현지의 탄탄한 브랜드 평가를 바탕으로 호텔용 TV사업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B2B사업을 담당하는 BS사업본부는 올해 1분기 호텔용 TV 사업의 매출 개선에 힘받아 전체 매출이 직전분기보다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 B2B사업의 특성상 구체적으로 공급사를 밝힐 수 없지만 북미시장을 중심으로 호텔용 등 B2B TV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올해 6월 말 캐나다 토론토에서 개최된 호텔산업기술박람회에서 에플 에어플레이 기능에 기초한 호텔용 TV를 업계에서 처음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에어플레이 기능은 애플 전자기기를 TV와 같은 디스플레이에 그대로 나타내주는 미러링 기술이다. 

LG전자의 TV가 비치된 호텔 이용자들은 이와 같은 에어플레이 기능을 이용해 자신의 애플 기기에 저장된 콘텐츠를 호텔 객실에서 즐길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글로벌 기업 아마존과도 호텔용 TV사업에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호텔용 TV사업을 북미에서 꾸려가면서 아마존의 인공지능 음성인식 플랫폼 ‘알렉사’를 접목한 바 있다. 

알렉사가 적용된 LG전자의 TV 솔루션은 투숙객들이 음성으로 채널을 바꾸거나 조명을 조절하도록 돕고 룸서비스 요청이나 체크아웃 알림 등 프론트와 연결고리 역할도 수행해 고객만족을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 사장은 2018년 북미지역대표를 맡고 있던 시절에도 미국 시카고 신축 고급호텔 ‘메리어트 마르키스 시카고’에 ‘LG 올레드 호텔 TV’를 납품하면서 호텔용 TV사업에 힘을 쏟은 바 있다.

당시 조 사장은 “올레드 TV만이 구현할 수 있는 화질 및 디자인에 편리한 관리 솔루션까지 더한 ‘LG 올레드 호텔 TV’로 B2B 시장에서도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는데 당시 경험을 살려 최고경영자로서 북미시장 공략에 속도를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LG전자가 호텔용 TV 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투숙객들에게 자연스럽게 LG전자의 TV를 알리는 방법으로도 활용될 수 있어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바라본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LG전자의 호텔용 TV 시장 공략은 B2B거래와 B2C 거래 사이 접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경영전략으로 보인다”며 “이는 마케팅 비용 부담을 줄여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각 사업부문의 연결고리를 강화해 실적을 증가시킬 수 있는 묘안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