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1조 클럽' 앞둔 한화솔루션, 원자재가도 IRA도 김동관 태양광 돕는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이 4월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달튼에 위치한 태양광 모듈 공장에서 미국 최대 태양광 가치사슬 프로젝트 '솔라허브'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한화솔루션>

[비즈니스포스트] 한화솔루션이 올해 영업이익 1조 원 달성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이미 상반기에 목표의 절반 이상을 달성하리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0년 넘게 태양광 사업을 밀며 미국 시장에 집중했던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은 원자재 가격 하락,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혜라는 순풍을 타고 무난히 한화솔루션의 1조 클럽 입성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29일 증권업계의 분석을 종합하면 한화솔루션은 올해 상반기에 신재생에너지 부문의 실적 호조가 이어지며 5천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의 2분기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는 2493억 원이다. 1분기 거둔 2714억 원에 더해 상반기 5207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는 올해 한화솔루션의 사상 첫 영업이익 ‘1조 클럽’ 달성 가능성을 높인다.

김 부회장으로서는 지난해 아쉬움을 털어버릴 기회가 온 셈이다. 한화솔루션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662억 원으로 1조 원에 살짝 미치지 못했다.

'영업이익 1조 원'은 기업 실적의 상징적 숫자로 여겨진다. 석유화학업계에서도 상징성이 있다. 한화솔루션과 함께 대표 기업으로 꼽히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이미 오래전 영업이익 1조 원을 넘어섰다.

전통적 석유화학사업에서 대규모 영업이익을 창출한 다른 기업들과 다르게 한화솔루션은 성장 산업으로 꼽히는 태양광을 필두로 영업이익 1조 원 시대를 연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

한화솔루션의 올해 실적 호조는 태양광 중심의 신재생에너지 부문이 이끌고 있다.

이달 한화솔루션의 부문별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증권사들의 예측을 분석해보면 신재생에너지 부문 영업이익은 2천억 원가량으로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 이상일 것으로 전망된다.

높은 수익성 창출의 배경으로는 원자재 가격 하락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수혜가 꼽힌다.

우선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로 이어지는 태양광 제품 가치사슬(밸류체인)에서 원자재 가격, 특히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가격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제품 마진 확대가 가능한 것이다.

태양광 시장조사기관 PV인사이트에 따르면 6월 셋째 주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가격은 킬로그램(kg)당 7.7달러로 19주 연속 하락했다.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가격은 사실상 올해 들어 하락세만 보였다. 현재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가격은 올해 초 킬로그램당 17.5달러에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2021년 말 킬로그램당 30달러를 넘어섰을 때와 비교하면 4분의 1 이상 급감한 것이다.

이는 세계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의 90%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기업들의 증설을 통해 공급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중국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량은 지난해 85만 톤에서 올해 134만 톤, 2024년 191만 톤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가격은 제품 마진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 폴리실리콘 가격이 급등한 2021년을 전후로 한화솔루션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6개 분기 동안 적자에 허덕이기도 했다.

다른 한편으로 원자재 가격 하락은 가치사슬 막단의 태양광 모듈 가격을 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화솔루션 집중하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포함된 태양광 발전 확대 정책에 힘입어 견조한 수요가 유지되면서 태양광 모듈 가격이 양호한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즉 원자재 가격 하락에 더해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수혜가 겹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긍정적 요소들도 한화솔루션 2분기 실적 전망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태양광 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가격 하락으로 모듈 가격 하락에 관한 우려가 존재하지만 미국 시장의 모듈 가격의 상대적 강세는 이어지고 있다”며 “이처럼 미국 태양광 가치사슬 가격 하락은 업스트림 제품 중심으로 나타나 한화솔루션의 수익성이 우수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미국 태양광에너지산업협회(SEIA)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의 태양광 발전 신규 설치량은 6.1GW(기가와트)를 기록해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미국 태양광에너지산업협회는 1분기 호조를 바탕으로 올해 신규 설치량 전망치를 28.4GW에서 29GW로 소폭 높여 잡았다. 이에 2분기를 포함해 지속적으로 태양광 모듈수요 확대에 따라 양호한 가격이 유지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화솔루션이 얻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수혜는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에서도 찾을 수 있다.

한화솔루션은 1분기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 금액 229억 원을 영업이익에 반영했다.

태양광업계에서는 한화솔루션이 2분기에도 1분기와 비슷한 규모의 세액공제를 영업이익에 반영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얻게 될 실적개선 요소들은 김 부회장의 전략이 성공적으로 통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김 부회장은 일찌감치 미국 시장에 집중해 왔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기준 전체 태양광 모듈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미국에서 판매했다.

김 부회장은 조지아주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허브’ 건설에 3조2천억 원을 투자하기로 하며 한화솔루션의 미국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솔라허브가 모두 완공되는 2024년 말에 한화솔루션의 미국 태양광 모듈 생산능력은 현재 연간 1.7GW(기가와트)에서 8.4GW로 확대된다. 이와 함께 연간 생산능력 3.3GW 규모의 잉곳·웨이퍼·셀 생산공장도 함께 조성된다.

김 부회장은 4월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한화솔루션 태양광 모듈 공장을 방문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에게 “내년까지 양질의 일자리를 2500개 이상 창출하고 매년 수백만 가구에 청정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는 태양광 모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며 미국 태양광사업 관련 확장 의지를 보였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