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에서 대규모 바이오의약품 공장 건설을 준비하는 롯데바이오로직스가 같은 롯데그룹 계열사 롯데건설에 프로젝트를 맡길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사업 후발주자인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롯데건설과 힘을 모아 선두업체 삼성바이오로직스처럼 빠른 공장 건설속도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롯데바이오 송도 프로젝트 롯데건설과 2인3각 전망, 삼바처럼 속도전 펼치나

▲ 롯데바이오로직스 인천 송도 바이오의약품 공장 건설의 주요 협력사로 롯데건설이 거론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 바이오캠퍼스 조감도. <롯데바이오로직스>


2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 바이오의약품 공장 건설에 관해 롯데건설을 중심으로 여러 건설업체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건설이 공장 외관 건설 등에 참여하고 내부 건설에 다른 건설사들도 들어가는 방식이 유력하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송도에 2030년까지 30억 달러(약 3조 원)를 투자해 12만 리터(ℓ) 규모 항체의약품 공장 3개를 짓고 전체 생산능력 36만 리터를 마련하기로 했다. 첫 번째 공장을 올해 연말 착공해 2025년 하반기 준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롯데그룹이 바이오사업에 진출한 뒤 신규 생산시설을 짓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듯 신사업에서 순조로운 첫걸음을 떼기 위해서는 뛰어난 역량을 지닌 건설사와 파트너십을 맺을 필요가 있다.

바이오의약품 공장 자체도 아무 기업에나 맡길 수 없는 첨단 시설로 꼽힌다. 바이오의약품은 생산과정에서 미세한 먼지만 들어가도 오염과 변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반도체 공장 못지않은 깨끗한 제조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에 따라 국내 시공능력 8위에 있는 롯데건설이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대형 프로젝트에 동참할 기업 1순위로 꼽히고 있다. 롯데건설은 롯데그룹 핵심 계열사일뿐 아니라 국내외에서 다양한 산업분야의 플랜트 건설을 수행한 경험을 갖췄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롯데건설과 조합을 통해 초대형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2년 안에 짓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공장을 빠르게 짓기로 소문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비슷한 일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최대 규모인 송도 4공장(24만 리터)을 2020년 11월 착공해 23개월 만에 준공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삼성그룹 건설사 삼성엔지니어링이 힘을 보탰다.

빠른 공장 건설은 CDMO사업의 경쟁력과 직결된다.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이 개발하는 신약을 수주하기 위해서는 고품질 의약품을 신속하게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대형 고객을 잇따라 유치하며 세계적 CDMO기업으로 성장한 배경에도 공장 건설속도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바이오로직스와 롯데건설의 연계가 중요한 까닭이다.

물론 송도 프로젝트가 예정대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먼저 토지매매계약을 비롯한 행정절차가 선행돼야 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연내 공장 착공을 위해 공장 경관 심의와 토지매매계약 등 행정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인천 당국과 신속한 행정절차 진행을 목적으로 협약을 맺기도 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앞으로 2~3달 안에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