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바그너그룹의 반란으로 푸틴의 리더십에 커다란 흠집이 생긴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가능성을 염두에 둔 투자를 준비해야 할 때라는 의견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재건이 논의될 때마다 수혜 대상으로 부각됐던 실적기대 종목들이 관심을 끈다.
 
푸틴 리더십 위기에 러시아 우크라 전쟁 막바지? 똘똘한 재건 수혜주 '꿈틀'

▲ 우크라이나 종전 기대감을 타고 다산네트웍스 등 재건 수혜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코스피시장에서 글로벌 건설기계부품 공급업체 혜인의 주가가 직전 거래일 대비 4.33% 상승한 채 장을 마쳤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혜인은 지난해 5월19일에도 주가가 29.97% 오르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친 적이 있다. 종전후 우크라이나 재건에 관한 논의가 당시 처음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했는데 혜인이 주목을 받았다.

다산네트웍스도 이날 장중 주가가 직전 거래일 대비 8.19% 상승했다. 다만 이후 차익실현 물량으로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며 보합권에 거래를 마쳤다. 다산솔루에타 주가는 이날 18.10% 상승마감했다.

물류 기업인 국보의 주가도 이날 장 초반 6.27%까지 상승했다. 

철강주도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동반 강세를 보였다. 

이날 한일철강(13.10%), 하이스틸(4.99%), 대한제강(4.58%), 현대제철(4.57%), 금강철강(4.42%) 등 철강주 주가가 상승마감했다.

이유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재건에 필요한 철강재는 29~30조 원 규모로 전세계 철강 수요의 2~3% 수준이다”며 “우크라이나는 전쟁 전에는 산업 구조 가운데 철강이 제 2의 핵심산업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종전 기대감은 지난 주말 벌어진 바그너 용병그룹의 반란에서 생겨났다. 바그너그룹은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러시아군과 함께 전투에 참여해 왔다.

그러나 이들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러시아 수뇌부가 무능하다며 러시아군 최고사령관과 국방부 장관의 해임을 요구해 왔다. 이들은 23일(현지시각)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바그너그룹 후방 캠프에 미사일 공격을 지시했다”며 러시아로 진군하기 시작했다.

바그너그룹이 러시아에서 9번째로 큰 도시인 로스토프시를 점령한 뒤 24시간도 채 되지 않아 모스크바 인근 200km 거리까지 도달하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바그너그룹과 협상에 나섰다. 

이번 사태로 푸틴 대통령의 ‘철권 통치’에 흠집이 났으며 용병그룹의 반란조차 제대로 막지 못해 모스크바 앞마당까지 내 줄 정도로 현재 러시아군이 약화된 상태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종전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6일 “바그너그룹의 반란은 협상으로 마무리됐지만 러시아의 전쟁수행 능력이 소진되고 있음이 드러났고 이제는 전쟁 이후도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우크라이나 재건 논의가 있을 때마다 적극 참여해 왔다. 최대 80억 달러 차관 공여를 약속해 뒀으며 지난해 7월6일 우크라이나 측은 재건 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엔 9000억 달러(약 1153조 원) 규모의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재건 기대감이 생겨날 때마다 영향을 받았다.

다산네트웍스 주가는 지난 15일(29.94%), 16일(29.85%) 연속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다산솔루에타 주가도 15일 29.83% 상승하며 상한가에 장을 마감했다.

당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논의하고 있었는데 나길주 다산네트웍스 대표가 이 논의에 참여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재건 수혜주로 떠올랐다.

다산네트웍스는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용 통신장비를 개발 공급하는 기업인데 우크라이나 전력·통신망 재건사업에 먼저 참여하고 계열사를 통해 기타 분야 협력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당시 알려졌다.

국보 주가는 5월24일(30.00%), 5월25일(29.91%) 2거래일 연속 상한가에 마감하기도 했다. 

물류기업인 국보는 5월22일부터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콘퍼런스’에 초대받았다.

국보는 이곳에서 우크라이나 키로보흐라드스카주 상공회의소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전후 우크라이나를 거점으로 물류 사업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푸틴 리더십 위기에 러시아 우크라 전쟁 막바지? 똘똘한 재건 수혜주 '꿈틀'

▲ 하나증권에 따르면 국내 건설 업종에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가 형성되고 있다.


삼부토건은 5월22일(29.97%), 23일(29.95%) 주가가 2거래일 연속 상한가에 마감한 바 있다. 6월16일(10.38%), 19일(29.91%)에도 주가가 많이 올랐다.

삼부토건은 6월1일 우크라이나 이르핀시와 공동 재건사업 프로젝트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우크라이나 재건 수혜주에 이름을 올렸다.

하나증권은 “국내 건설 업종에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삼부토건, HD현대건설기계, 다산네트웍스, 에스와이, 금강공업, 자연과환경, 한국석유” 등을 수혜주로 꼽았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한 번 자신을 거역한 인물을 가만히 놔둘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타협안을 깨고 프리고진 제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새로운 변수가 생겨 우크라이나 재건 기대감은 미뤄질 수 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