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CJENM이 적자 상태에 있는 자회사로부터 자금을 조달한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CJENM은 티빙으로부터 단기 차입으로 600억 원을 조달하기로 했는데 재무상황을 두고 우려가 나온다. 
 
CJENM 재무상황 괜찮나, 적자 자회사 '티빙'에도 손 벌린 속사정

▲ CJENM이 티빙으로부터 자금을 차입했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 차환을 위해 여러가지 재무적 수단을 활용한 CJENM이 적자를 내고 있는 자회사로부터 돈을 빌릴 정도로 급한 상황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22일 두 회사의 현금보유 상황을 살펴보면 CJENM은 1분기 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 9619억 원을 보유하고 있는데 자회사인 티빙은 지난해 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 1030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현금보유량 면에서 티빙보다 월등했던 CJENM이 자금을 차입한 것이다. CJENM의 재무상황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이다.

통상적으로 자회사로부터 자금을 차입한 것은 신속한 의사결정과 함께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단기차입에서도 금리는 연 4.6%로 책정됐다. 

또한 이번 단기 차입을 통해 티빙에서 일시적으로 현금이 빠져나가기 하지만 CJENM의 연결재무제표에서는 큰 변화가 발생하지 않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다만 티빙은 올해 1분기 순손실 386억 원을 거두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계열사라는 점이 문제다. 당분간 티빙이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없는 상황임에도 CJENM이 자금을 끌어다 쓴 것인데 현재 CJENM이 처한 상황이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CJENM은 최근 실적 하락세와 대규모 인수합병에 따른 재무부담으로 재무 안정성 우려가 나오고 있다.

송영진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5일 펴낸 보고서에서 “CJENM은 피프시시즌 인수이후 미디어콘텐츠 관련 유무형자산 투자부담이 확대됨에 따라 이전보다 영업수익성 하방압력이 증가하고 자본적투자(CAPEX) 규모가 늘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재무적 여력이 축소된 점을 감안했을 때 향후 CJ라이브시티 등에 대한 대규모 투자 소요가 이어질 경우 회사의 재무 안정성저하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고 예상했다.

올해 들어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들도 CJENM의 재무적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CJENM은 총 4550억 원 규모의 부채가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데 이미 다양한 재무적 수단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해왔다. 

CJENM은 올해 들어 회사채 공모로 3천억 원, 사모채로 400억 원,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로 1천억 원을 각각 조달했는데 이를 차환에 사용기로 했다.

이미 외부 자금을 많이 차입한 상황에서 CJENM이 운영자금을 차입하기 위해서 손을 내민 곳이 결국 티빙이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1분기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CJENM은 7월에만 사채 950억 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이후 11월에 200억 원, 12월에 300억 원의 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이외에 자회사 CJ라이브시티의 기업어음증권 1천억 원이 12월 만기가 돌아오기도 한다. CJ라이브시티는 자체적으로 현금흐름을 창출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권면보증을 한 CJENM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자회사로부터 모회사가 자금을 차입하는 사례는 드물지 않다는 점을 들어 이번 차입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한다.

올해 2월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 원을 차입했다. 당시 삼성전자의 현금성자산은 114조8천억 원에 이르렀지만 글로벌 자회사에 대부분 분산돼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여겨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당시 전체 현금성자산 25조 원 가운데 20조 원을 대여해줬지만 모기업을 지원했다는 명분을 얻었다. 삼성전자로서도 회사채로 자금을 조달했을 경우보다 이자비용을 낮춘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증권업계에서는 CJENM은 하반기에나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본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CJENM이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2380억 원, 영업손실 77억 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3.8% 늘지만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정 연구원은 “새로운 대표이사 부임과 함께 진행된 고강도 구조조정과 판관비 효율화 효과는 하반기에 나타날 것이다”고 전망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