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전기차 관련 사업 확대에 고삐를 죄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포스코그룹에 편입된 뒤 10여년 동안 괄목할 외형성장을 이뤘지만 기업가치는 그에 걸맞는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기차 부품부터 배터리 원료까지, 포스코인터내셔널 기업가치도 높인다

▲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전기차 관련 사업 확대에 고삐를 죄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글로벌 전기차 전환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전기차 핵심 부품부터 배터리 소재까지 전기차 관련 사업을 핵심으로 키워 중장기 성장동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포스코인터내셔널에 따르면 구동모터코어 사업을 하는 100% 자회사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은 2025년 구동모터코어 400만 대 생산체제 구축을 위한 마지막 퍼즐로 여겨지는 유럽 생산기지를 폴란드에 짓는다.

올해 안에 공장을 착공해 2025년 하반기 생산을 목표로 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에서 구동모터코어를 납품받는 기아는 폴란드와 국경을 맞댄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2025년부터 유럽에 특화한 소형 및 중형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을 갖고 있다. 

폴란드 인접 국가인 체코에서는 현대차가 현지 공장을 전기차 생산 기지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동모터코어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심장인 모터에서 전기를 발생시키는 핵심부품이다. 전기차의 소음, 진동, 효율 등 성능은 모터의 성능과 직결되는데 구동모터코어는 전기차 모터 원가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해 3월 중국에 연간 90만 대 생산 규모의 구동모터코어 공장을 착공했고 올해 하반기 완공을 앞두고 있다. 멕시코에서는 올해 하반기부터 연간 150만대 규모의 생산공장 가동을 본격 시작한다.

국내에서는 이미 2030년 장기 생산능력 목표에 도달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포항 구동모터코어 공장을 지난해 2월부터 돌리면서 국내 생산목표인 200만 대 생산체제를 갖추게 됐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30년까지 700만 대 이상의 구동모터코아 글로벌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글로벌 시장점유율 10% 이상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은 구동모터코어와 관련해 세계 최고수준의 엠보프리(EMFree) 적층기술을 갖추고 주요국 71개국에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은 전기강판 표면에 양각으로 체결해 적층하는 타사 엠보체결 기술과 달리 양각이나 용접 없이 낱장 코어 사이에 접착제를 도포해 쌓아올린다. 이에 모터성능지수(NVH)를 10%까지 개선할 수 있고, 저속 구간에서 높은 토크효율을 낼 수 있다.
 
전기차 부품부터 배터리 원료까지, 포스코인터내셔널 기업가치도 높인다

▲ 사진은 구동모터코어 생산과정.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규모 수주를 확보하고 있어 생산능력 확대는 시장점유율 상승으로 빠르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회사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은 최근 현대차와 2025년부터 2034년까지 양산할 차세대 플래그십 전기차(JG EV) 250만 대에 쓰일 구동모터코어 공급계약을 맺었다.

앞서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체결한 차세대 하이브리드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및 준중형 전기차 SUV 공급계약을 포함하면 2025년부터 2034년까지 현대차로부터 확보한 공급물량만 685만 대에 이른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4월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233만 대, 2027년까지 약 400만 대에 이르는 구동모터코어 수주를 확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글로벌 친환경차 제조사들과 공급확대 협의를 지속하고 있어 수주 물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친환경차 부품 제조 및 유통 역량을 포스코홀딩스의 리튬 조달능력과 포스코의 자동차강판 생산능력, 포스코퓨처엠의 양극재 생산기술과 연계해 포스코그룹의 친환경 모빌리티 가치사슬(밸류체인)을 완성한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와 함께 2차전지 관련 원료사업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5월 말 호주계 광업회사 블랙록마이닝의 자회사 탄자니아 파루 그라파이트와 2차전지 배터리용 천연흑연 장기 공급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을 통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1천만 달러(약 130억 원)를 투자해 약 25년 동안 모두 75만 톤 규모의 천연흑연을 공급받는다. 이는 포스코그룹의 2차전지 소재 회사 포스코퓨처엠에 공급된다.

흑연은 2차전지배터리의 음극재에 사용되는 핵심소재로 2차전지의 양극에서 나온 리튬이온을 저장했다 방출하면서 전류를 흐르게 하는 역할을 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천연흑연 초도 공급을 시작으로 2차전지 원료부문의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을 세웠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흑연 외에도 동박원료 공급과 폐배터리 재활용사업에도 발을 들이고 있다.

동박은 2차전지 음극집전체에 사용되는 소재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국내 최대 동박 원료 공급사다. 중동, 동남아, 미국 등 전세계 80여 개 파트너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사업의 고도화를 위해 북미와 유럽 등에 생산기지를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올해 2월부터는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업체 포스코 HY클린메탈에 블랙파우더를 공급하고 있다. 블랙파우더는 2차전지 리사이클링 시 얻을 수 있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의 혼합물로 2차전지 배터리 양극재 원료로 재사용 된다.
 
전기차 부품부터 배터리 원료까지, 포스코인터내셔널 기업가치도 높인다

▲ 포스코인터내셔널 2차전지 사업.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글로벌 80여 개 네트워크를 활용해 폐배터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해외 설비투자를 통해 2028년까지 현재 거래 규모의 6배로 성장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10년 포스코그룹에 편입된 뒤 외연을 지속 확장해 왔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2010년 매출은 15조6720억 원, 영업이익은 1717억 원 수준이었다. 

지난해에는 합병한 포스코에너지와 합산기준 매출 41조7000억원, 영업이익 1조1740억원의 실적을 기록하며 10여년 만에 매출 약 3배, 영업이익 약 7배의 성장을 이뤘다. 

반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기업가치(시가총액)는 2010년 3조5천억 원 수준에서 올해 약 3조8천억 원으로 제자리걸음 하는 데 그쳤다.

이에 포스코인터내셔널은 4월 기존 '종합상사'에서 '글로벌 친환경 종합사업회사'로 도약하겠다는 새로운 비전 아래 친환경 에너지, 철강, 식량, 신사업 등 4대 사업 역량을 강화해 시가총액을 2030년까지 23조 원 수준으로 높여나가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최근 전기차 관련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글로벌 전기차 전환 추세에 올라타 구동모터코아와 2차전지 원료 사업을 새로운 핵심 사업으로 키워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빠르게 성장중인 포스코그룹의 2차전지소재 분야에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며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신사업과 관련해서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그룹사로 2차전지 소재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조달 창구'로서 역할을 주목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