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카니발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카니발은 개별소비세 인하혜택 종료에 따른 판매절벽도 나홀로 피했다.
2일 기아차에 따르면 7월 국산차 대부분의 판매량이 6월보다 뒷걸음질한 가운데 카니발 판매량만 두자릿수 이상 늘었다.
|
|
|
▲ 기아차 카니발. |
카니발은 7월에 모두 6773대 팔리며 6월보다 판매량이 14%나 늘었다. 이런 성적표는 다른 대부분 차종의 판매량이 많게는 50% 가까이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현대자동차 아반떼는 7월에 6200여 대 판매되는 데 그치며 6월 판매량 1만2400여 대에서 반토막났다. 르노삼성자동차 SM6나 한국GM의 신형 말리부 등 나온 지 얼마 안 되는 신차의 판매량도 20~30% 이상 줄었다.
기아차 스포티지나 싼타페 등 승승장구하던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판매량도 20~40%가량 급감했다.
반면 카니발은 별다른 광고나 판촉도 없이 높은 판매량을 유지했다. 올해 들어 7월까지 누적 판매량도 3만8800여 대로 국산차 판매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카니발은 주문이 밀려 지금 주문해도 차를 받으려면 최소 한달은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니발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미니밴에 수요가 몰리고 있는 데다 카니발과 경쟁할 수 있는 차종도 거의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니밴은 세단이나 SUV와 가격 차이가 크지 않지만 훨씬 많은 인원이 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가운데 좌석을 접으면 실내공간이 늘어나 짐도 많이 실을 수 있어 실용성이 높고 야외활동에도 적합하다.
9인승 이상 미니밴의 경우엔 6명 이상 탑승했을 때 고속도로 버스 전용차선을 달릴 수도 있다.
현재 국내 자동차회사 5곳이 판매하고 있는 미니밴은 모두 4종이다. 현대차는 미니밴을 판매하지 않고 있으며 기아차가 카니발과 카렌스, 한국GM이 올란도, 쌍용차가 코란도 투리스모를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미니밴들은 카니발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
올해 들어 7월까지 누적 판매량도 카렌스는 1600여 대, 올란도는 7800여 대, 코란도 투리스모는 3천여 대에 그친다. 국산차 미니밴 4종 가운데 카니발이 차지하는 비중이 76%에 이른다.
토요타의 시에나, 혼다의 오딧세이 등 수입차회사들도 몇년 전부터 미니밴을 국내에 선보이고 있지만 국산차에 비해 가격이 비싸 별다른 존재감이 없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이 시에나는 440여 대, 오딧세이는 200여 대에 그쳤다.
기아차가 카니발의 라인업을 세분화하며 시장 공략에 나선 점도 인기의 원인으로 꼽힌다.
카니발은 7인승과 9인승, 11인승 등 다양한 크기를 갖춘 반면 카렌스는 5~7인승, 올란도는 7인승이다. 코란도 투리스모는 9~11인승이다. 카니발은 기존 모델보다 전고가 높은 ‘카니발 하이리무진’도 판매하고 있다.
카니발 하이리무진의 경우 젊은 CEO들이 내부를 개조해 장거리 이동 때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카니발을 자주 탄다.
다른 미니밴이 디젤모델이나 LPG모델만 갖춘 것과 달리 카니발은 조용한 승차감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가솔린모델도 갖추고 있다.
카니발은 1998년 1세대 모델이 처음 출시된 뒤 2014년 3세대 모델로 새롭게 나왔다. 현재 판매 중인 3세대 카니발은 2010년부터 개발에 들어가 52개월 동안 개발비 3500억 원이 투입된 모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