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제니퍼 로렌스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빵과 장미’가 ‘제76회 칸 영화제’에서 공개됐다. 칸 영화제에 참석한 제니퍼 로렌스(오른쪽 둘째)와 빵과 장미 감독 사라 마니(오른쪽 첫째). |
[비즈니스포스트] “당신은 여성들을 억압할 뿐이야!”
젊은 여성이 총을 든 탈레반 남성에게 소리친다.
탈레반 남성은 소리치는 여성을 협박한다.
“입 다물라고 했잖아. 바로 여기서 널 죽일거야!”
여성은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목소리를 높인다.
“좋아, 날 죽여! 당신들은 학교와 대학을 폐쇄했어! 차라리 날 죽이는게 나아!”
21일(현지시각) ‘제76회 칸 영화제’에서 공개된 다큐멘터리 영화 ‘빵과 장미’의 한 장면이다.
빵과 장미는 2021년 8월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한 사이 탈레반이 재집권하게 된 상황 속에서 아프가니스탄 세 여성이 마주한 현실을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빵과 장미 제작자는 칸 영화제에 참석해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은 아프가니스탄 소식을 매일 들으면서도 여성들이 저항하는 것은 보지 못했을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들은 자율권을 완전히 상실했다. 그들의 이야기를 스스로 들려줄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일은 매우 중요했고 우리 영화의 중요한 몫을 차지한다.”
이 제작자는 다름 아닌 ‘헝거게임’ 시리즈와 ‘엑스맨’ 시리즈로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 제니퍼 로렌스다.
1990년생인 제니퍼 로렌스는 2012년 11월 개봉한 영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으로 ‘제8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만22세 나이에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차지한 제니퍼 로렌스는 역대 2번째로 어린 여우주연상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나아가 제니퍼 로렌스는 출연료 2천만 달러를 벌어들인 할리우드 여배우 가운데 한 명이다. 출연료 2천만 달러를 받은 여배우는 지금까지 줄리아 로버츠, 카메론 디아즈, 안젤리나 졸리, 산드라 블록, 제니퍼 로렌스 등 5명 뿐이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는 남녀배우 통틀어 가장 많은 영화수익을 올린 배우 1위에 오르기도 했다.
20대 나이에 이미 모든 것을 이룬 제니퍼 로렌스가 30대 나이에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삶에 관심을 뒀다.
빵과 장미는 제니퍼 로렌스가 친구 저스틴 시아로치와 함께 2018년 세운 영화제작사 ‘Excellent Cadaver’가 제작비를 댔다.
빵과 장미의 모든 장면은 핸드폰 카메라를 이용해 비밀리에 촬영됐다. 제작팀은 아프가니스탄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면서도 작품 속 여성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했다.
제니퍼 로렌스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되면 심한 무력감을 느낄 수 있다”며 “이 이야기에는 끝이 없고 마케팅하기도 어려운 소재”라고 말했다.
이어서 “가야할 길이 멀고도 멀지만 영화 제작이 다양성을 갖게 될 때 고무되고 긍정적인 느낌을 받게 된다”며 “그것이 사람들이 원하고 관객들이 바라는 일이다”고 덧붙였다.
빵과 장미가 공개된 칸 영화제는 매년 5월 프랑스 남부지방 도시 칸에서 열린다.
베를린 국제 영화제, 베니스 국제 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불린다. 하지만 영화업계에서는 칸 영화제의 위상이나 인지도가 다른 두 영화제보다 높다고 평가한다.
1946년 처음 시작됐고 올해로 76회를 맞았다. 올해는 5월16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다.
2019년 제72회 칸 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한국 영화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황금종려상은 칸 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가운데 최고 작품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지난해 제75회 칸 영화제에서는 배우 송강호씨가 영화 ‘브로커’로 한국인 최초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박찬욱 감독은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