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대형 TV 패널 고객 다변화, 정호영 올레드 대세화 기대 커져

▲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라는 올레드 패널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면서 실적개선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LG디스플레이가 TV용 대형 올레드 패널 고객사를 다변화하는데 성과를 내면서 실적 회복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삼성전자와 TV용 올레드 패널 공급 협상의 성공적 마무리를 눈앞에 두면서 고대하던 대형 올레드 대세화에 기대를 걸 수 있게 됐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정호영 사장은 대형 올레드 패널 고객사를 다변화함으로써 대규모 영업손실에서 벗어나 경영정상화를 이룰 기반을 마련했다는 시각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에 200만 대의 대형 올레드 패널을 공급하게 되면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 TV 패널 출하량은 올해 추정치보다 38% 증가한 1천 만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대형 올레드 사업의 이익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전날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 패널 공급협상이 성사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LG디스플레이의 수주규모가 연간 15억 달러(한화 약 2조120억 원) 이상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내왔는데 정호영 사장이 대규모 적자를 보는 어려움 속에서도 조바심을 내지 않고 협상에 나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로부터 TV용 올레드 패널을 공급받을 가능성은 2021년 4월 무렵부터 제기돼 왔다.

삼성전자의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의 TV용 올레드 패널 양산에 시간이 걸렸고 그 뒤로도 생산능력을 확충하는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협력에 무게를 싣는 관측이 꾸준히 나왔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글로벌 대형 올레드 시장 점유율에서 LG디스플레이는 85%로 압도적 위상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 삼성전자와 협력이 성사되면서 지금껏 정호영 사장이 고대해 온 '대형 올레드 대세화'에 기대를 걸어볼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는 소니와 LG전자에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납품해온 것으로 전해지는데 삼성전자라는 거대 고객사까지 확보하면서 전체 TV용 대형 올레드 시장 규모가 확대될 공산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TV용 올레드 패널의 가격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LCD 패널 가격까지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올레드 시장의 성장에 탄력이 붙은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조사기관 DSCC에 따르면 TV용 LCD가격은 지난해 9월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뒤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다가 올해 2분기 들어 빠르게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65형 LCD TV 패널의 평균 가격은 올해 4월 133달러로 3월의 120달러보다 11% 올랐다. 5월 가격은 139달러 수준으로 4월과 비교해 5%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TV용 올레드 패널은 LCD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제조원가가 비싸기 때문에 LCD 패널가격이 떨어지게 되면 경쟁력을 잃게 되는 구조를 띄고 있다. 반대로 LCD 가격이 오르게 되면 상대적으로 품질이 좋은 올레드의 경쟁력이 살아나게 된다.

DSCC의 조사처럼 LCD 가격이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프리미엄 제품인 올레드 패널의 가격 경쟁력도 되살아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정호영 사장은 이런 시장 분위기 속에서 최대한 성과를 내기 위해 고객사 관리에 더욱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LG디스플레이의 대형 올레드 패널 사업을 들여다보면 2025년과 2026년 중국 광저우와 파주 생산라인의 감가상각이 종료돼 2025년부터는 연간 5천억 원 이상의 비용감소가 예상된다.

대형 올레드 패널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DSCC와 옴디아 등에 따르면 올레드 TV출하량은 올해 741만 대에서 2026년에는 1210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더구나 증권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TV수요가 55인치와 65인치 중심에서 내년에는 77인치, 88인치, 98인치 등 초대형으로 확대되면서 2025년부터는 공급부족이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콘퍼러스 콜에서 수주형 사업에 힘을 주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는데 대형 올레드 패널 고객사가 다변화되면서 앞으로 수주가 더욱 확대될 공산도 크다.

정호영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성장잠재력이 높은 다양한 올레드 사업에서 여러 가지 시도를 통해 잠재고객을 발굴하고 지속적으로 사업을 고도화해 나가야 한다”며 “고객가치 혁신을 통해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