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사장이 해상 풍력을 앞세워 재생에너지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자회사 SK오션플랜트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이전상장에 나서면서 글로벌 해상풍력시장 공략을 위한 자금확보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피 이전 이후 SK오션플랜트 기업가치가 확대되면 SK에코플랜트 상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코스피 가는 SK오션플랜트, 박경일 글로벌 해상풍력시장 공략 힘 실린다

▲ SK에코플랜트는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자회사 SK오션플랜트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이전상장에 나서면서 글로벌 해상풍력시장 공략을 위한 자금확보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사장.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오션플랜트는 올해 SK로 간판을 바꿔 달고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상장을 추진하면서 투자시장에서 IR(기업설명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SK오션플랜트는 14일에도 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회사의 주요사업과 2023년 사업 전망 등을 알리는 기업설명회를 열었다. 

SK오션플랜트는 올해 생산능력과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해외시장 진출을 가속화한다는 경영목표를 세워뒀다. 

모기업 SK에코플랜트가 수처리, 소각, 매립 등 환경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한 뒤 올해부터 해상풍력과 연료전지 등 재생에너지사업 확대를 본격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SK오션플랜트는 현재 경남 고성에 연간 생산능력 약 65만 톤 규모의 해상풍력 구조물 신규 생산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대만, 일본, 한국 등 동북아 위주 시장에서 벗어나 미국, 호주, 베트남 해상풍력시장 등 신규시장 개척에도 힘을 싣고 있다.

생산설비 증설과 신규시장 개척은 모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코스피 이전상장은 다음 ‘스텝(단계)’을 위한 동력이 돼줄 수 있다.

코스피로 이전상장하면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의 투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보통 투자자들은 코스닥에 투자할 때는 일정 비율로 상한선을 두거나 코스피에만 투자하는 그룹을 만든다.

코스닥의 위험도가 코스피보다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SK오션플랜트는 해상풍력발전의 핵심 기자재인 풍력터빈 하부구조물 제조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해상풍력 사업자로 도약을 위해서는 해외사업 영토를 넓히는 과제를 안고 있다.

SK오션플랜트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해상풍력부문 누적 수주실적이 1조4445억 원이다. 이 가운데 대만시장 수주실적이 1조3410억 원에 이른다. 이밖에는 한국과 일본 일감이 있다.

세계적으로 해상풍력발전 인프라 투자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SK오션플랜트가 회사를 키우기 위한 ‘적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풍력 설치용량은 2018년 23GW 수준에서 2030년 228GW, 2050년 1천GW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등 G7은 2030년까지 누적으로 해상풍력 150GW, 태양광 1천GW 수준으로 늘릴 것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말 G7 국가의 해상풍력 누적 설치량(24GW)을 고려하면 앞으로 8년 동안 해상풍력 설비 투자가 현재의 약 7배로 늘어난다는 뜻이다. 

여기에 SK오션플랜트가 새롭게 겨냥하고 있는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도입으로 2032년까지 해상풍력과 태양광 설비 설치에 관한 보조금 지급도 확정돼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재생에너지산업 관련 리포트를 통해 “미국 IRA가 배터리 관련기업 주가 상승 촉매제가 됐듯 G7의 해상풍력, 태양광 증설 정책은 재생에너지기업들의 중장기 성장성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며 “SK오션플랜트는 대만에 이어 일본이 해상풍력 주요 시장으로 성장하는 데 수혜를 볼 것이다”고 바라봤다.

SK오션플랜트는 옛 삼강엠앤티가 SK에코플랜트에 인수돼 이름을 바꾼 기업이다. SK오션플랜트는 1996년 후육강관 및 조선, 플랜트 구조물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설립돼 2008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SK오션플랜트는 17일 기준 시가총액이 1조1179억 원이다. 시가총액 기준 코스닥시장 51위에 올라있다.

SK오션플랜트는 2월 ‘SK’ 간판을 달고 본격적 새 출발을 알리면서 회사의 기업가치를 2027년까지 5조 원 수준으로 4배 이상 키우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SK오션플랜트의 성장은 모기업 SK에코플랜트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서도 중요한 부분이다. 해상풍력은 SK에코플랜트 에너지사업의 핵심 축이기 때문이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은 지난해까지 약 3조 원을 투입한 공격적 인수합병 전략으로 친환경에너지기업의 밑그림을 맞추며 기업공개(IPO)를 위한 기반구축 작업을 착착 진행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수처리, 매립, 소각 등 환경사업분야에서는 2022년 매출이 7천억 수준을 넘어섰다. 매출 기준 국내 1위였던 에코비트(6426억 원)을 앞질렀다. 

이에 올해는 SK오션플랜트를 앞세운 해상풍력과 미국법인을 통한 연료전지사업 등 에너지사업 확대에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3 전시회 SK그룹관에서도 해상풍력, 연료전지 등 재생에너지분야 사업개발과 운영, 핵심 기자재 제조 사업 등을 소개했다. 

3월14일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박경일 사장, 이승철 SK오션플랜트 대표 등과 함께 SK오션플랜트 경남 고성 생산공장을 방문해 직접 사업 현황을 보고받기도 했다.

SK오션플랜트는 19일부터 코스피에서 매매거래가 개시된다. 앞서 SK오션플랜트는 올해 1월31일 임시주총에서 이전상장 안건을 처리했고 12일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상장 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

SK오션플랜트는 코스피 이전상장 공시가 나온 12일부터 주가가 3거래일 연속 올랐다. 17일에도 주가가 직전 거래일보다 4.22% 오른 2만1천 원에 장을 마쳤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