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G 주가가 장중 급등하고 있다. 최근 경영권 분쟁 조짐을 보인 LG그룹의 지주사 LG 주식을 외국계 자본이 대거 사들인 사실이 알려진 영향으로 보인다.

외국계 자본인 실체스터 인터내셔널 인베스터즈 엘엘피(Silchester International Investors LLP)는 12일 최근 추가 매수를 통해 LG 지분 보유량이 5.02%(789만6588주)에 이르렀다고 공시했다. 약 7300억 규모다.
 
LG 주가가 뛴다, 경영권 분쟁설 와중에 외국계 자본이 지분 5% 인수

▲ 2일 오후 2시7분 LG 주가는 전날보다 10.07%(8600원) 오른 9만4천 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7분 LG 주가는 전날보다 10.07%(8600원) 오른 9만4천 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는 전날보다 0.12%(100원) 하락한 8만5300원에 출발했으나 곧바로 상승전환한 뒤 장 중반에 급등하기 시작했다.

LG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설이 나오는 가운데 한 외국계 자본이 LG의 지분을 사들이기 시작하며 시장의 관심이 모이는 것으로 보인다. 통상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면 양측에서 지분을 높이려 주식을 매입하기 때문에 주가가 오른다.

LG 주식을 대규모로 사들인 실체스터는 영국 런던에 위치한 유한합자회사로 특정 혼합펀드의 투자 매니저로서 활동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주요 투자자들은 미국 대학, 연기금, 재단, 자선단체 및 고액 자산가로 약 90%가 미국 국적의 투자자로 알려져 있다.

실체스터가 단순 투자를 위해 LG 주식을 사들였을 가능성도 있으나 시장에선 LG그룹 구광모 회장 혹은 구본무 전 회장의 배우자인 김영식 여사 측이 배후에 있을 수도 있다고 본다.

2월28일 김 여사와 두 딸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상대로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2018년 구 전 회장 별세 후 이뤄진 상속이 공정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구 회장은 구 전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친아들로 구 전 회장이 양자로 입적시켰다.

그러나 지난달 10일 LG가 “구 회장의 상속문제는 4년 전 합의에 따라 적법하게 마무리됐다”며 “구 전 회장이 별세한지 5년이 돼가는 상황에서 상속회복청구소송이 제기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문을 내며 상속 분쟁이 본격화하는 조짐이 생겨났다.

상속권 분쟁이 본질적으론 LG그룹의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후 양측으로부터 특별한 조짐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LG 가문 내부의 경영권 분쟁설이 언제든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