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인간형 이족보행 로봇 '휴보'와 LG전자의 서빙로봇 LG 클로이 서브봇 모습. |
[비즈니스포스트]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연내 자율주행 서빙로봇을 출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사실상 인수한 뒤 처음 내보일 신제품이라 눈길이 쏠린다.
국내 서빙로봇시장은 LG전자가 클로이를 앞세워 이끌고 있는데 삼성전자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레인보우로보틱스에 따르면 그동안 쌓아온 기술적 노하우를 바탕으로 빠른 시간 안에 서빙로봇 시장에 조기안착을 목표로 하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내부 연구소인 휴보랩에서 분사해 설립돼 국내 최초로 인간형 이족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한 기업이다. 2021년 2월 코스닥에 상장됐고 다양한 로봇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품라인업을 이족보행 뿐만 아니라 산업용 로봇에 이어 서빙로봇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연내 내놓을 서빙로봇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서빙로봇이다. 이 로봇은 직구동 모터를 적용해 자율주행을 할 때 부드럽게 이동하는 기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로봇에 물리적 오류나 고장이 발생하더라도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 기술인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일반적 서빙로봇에는 오픈소스인 운영체제 ROS(로봇운영체제)에서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지만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소프트웨어로 편의성을 높인 특징도 지니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서빙로봇 시장에 새롭게 참여하는 것은 높은 성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리포트앤데이터에 따르면 글로벌 서빙로봇 시장규모는 2020년 1조7천억 원에서 2027년 28조48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서빙로봇은 반도체나 전자부품의 활용성이 높기 때문에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사실상 인수한 삼성전자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3월 말 주주총회에서 윤준오 삼성전자 부사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고 이사회 구성원으로 맞이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레인보우로보틱스 보통주 91만3936주(지분율 4.77%)를 추가로 인수해 지분을 285만4136주(14.99%)로 확대했다. 또한 콜옵션(매도청구권) 계약도 맺어 콜옵션을 모두 행사할 경우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율을 59.94%까지 늘릴 수 있는 길을 열어뒀다.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경영권을 사실상 인수함으로써 로봇 분야 노하우를 빠르게 흡수해 사업 확대를 노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DX부문 직속으로 로봇사업팀을 두고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특히 2021년 초 10여명으로 시작한 로봇사업팀 규모는 1년 사이 10배 이상 확대돼 130여 명으로 규모가 커졌으며 올해 추가적 채용공고를 내 두 자릿수의 인력충원을 완료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를 통해 로봇기술을 고도화할 채비를 하면서 국내 서빙로봇 시장을 이끌고 있던 기업 가운데 하나인 LG전자도 기술역량 강화에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서빙로봇 클로이를 통해 국내에서 병원 등 여러 기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상용화를 이미 시작했다. 최근에는 정관변경을 통해 5G 특화망으로 로봇사업을 고도화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5G특화망 서비스는 기존 통신사가 아닌 일반기업이 필요에 따라 주파수를 할당 또는 지정받아 토지 건물 등 제한된 구역에서 운영하는 네트워크로 로봇, 인공지능 등과 결합해 기업별 맞춤형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병원이나 호텔 등에 제한적 범위 내에서 쓸 수 있는 5G특화망을 구축하면 로봇과 연계해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LG전자는 최근 3세대 서빙로봇 LG 클로이 서브봇을 4월19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하는 ‘2023 월드 IT쇼’에서 처음 공개하는 등 서빙로봇 기술력 고도화에 힘을 주고 있다.
LG전자에 따르면 3세대 서빙로봇 LG 클로이 서브봇은 6개의 바퀴에 독립 서스펜션(완충장치)를 적용해 국밥, 라면 등 액체가 담긴 음식을 싣고도 불규칙한 매장 바닥환경에서 안전하게 자율주행을 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사이에 가전에 이어 로봇 시장에서도 대결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 관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그동안 로봇제조에 필요한 기술적 역량과 노하우를 많이 축적해온 만큼 연내 서빙로봇을 처음 출시할 계획"이라며 "다른 경쟁업체보다 낮은 가격으로 시장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려고 한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