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2023-04-0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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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령이 진행한 부동산 개발사업 금정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서 1천억 원이 넘는 배당금이 책정됐다. 사업 대상지인 경기도 군포시 금정동 689번지에 힐스테이트금정역 아파트 등이 조성된 모습. <네이버지도 거리뷰 갈무리>
[비즈니스포스트] 보령이 오랫동안 진행해 온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가 마침내 결실을 거두며 막대한 실적이 창출됐다. 사업에 투자한 보령 계열사들이 상당한 배당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보령그룹 오너일가인 김정균 보령 대표이사도 부동산 개발사업의 수혜자로 꼽힌다. 김 대표는 보유한 지분을 통해 사업에 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9일 보령그룹 계열사 금정프로젝트금융투자(금정프로젝트)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30일 기준으로 매출 7528억 원, 영업이익 1416억 원이 발생하면서 배당금으로 1010억 원가량이 책정됐다. 작년 보령 연간 영업이익 566억 원의 2배에 근접하는 규모다.
금정프로젝트는 2009년 부동산 개발사업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이다. 당시 보령은 옛 공장 부지인 경기도 군포시 금정동 689번지 일원을 활용할 방안을 고심하다 아파트, 오피스텔, 상업시설 및 문화집회시설 등을 건축해 매각하는 복합개발사업을 구상했다. 해당 부지는 수도권 전철 1호선과 4호선이 지나는 금정역과 가까운 역세권이라 상업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보령은 공업용지였던 부지를 상업용지로 변경한 뒤 2016년 금정프로젝트에 양도하고 본격적으로 개발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해당 부지에는 힐스테이트금정역 아파트와 AK플라자 등 고부가가치 건물들이 조성됐다.
이런 건물들에 대한 분양이 마무리된 결과가 이번 실적에 나타난 것으로 파악된다. 금정프로젝트는 2017년도부터 감사보고서를 내기 시작했는데 매출과 영업이익이 집계된 것은 작년이 처음이다.
사업이 순조롭게 종료된 만큼 이제는 발생한 이익을 배당할 차례다. 금정프로젝트는 복합개발사업 수익을 주주에게 배당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배당 후 청산될 것으로 알려졌다.
금정프로젝트 지분은 보령홀딩스와 보령파트너스 각각 20만 주(40%), 보령 5만 주(10%), 엘아이케이리얼티 2만5천 주(5%), DB금융투자 2만5천 주(5%)로 나뉜다. DB금융투자를 제외한 모든 주주가 보령그룹 계열사로 이들은 배당 대상인 보통주 95%를 들고 있다. DB금융투자의 우선주 5%에 대해서는 배당이 이뤄지지 않는다.
보통주에 대한 배당은 주당 21만2725원이다. 이를 각 주주가 지닌 지분에 대입해보면 보령홀딩스와 보령파트너스가 425억 원씩을 가져가고 보령은 106억 원을, 엘아이케이리얼티는 53억 원을 받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김정균 대표는 금정프로젝트 주주에 직접적으로 이름을 올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주요 주주인 보령홀딩스, 보령파트너스, 보령의 지분을 모두 보유해 한 다리 건너 배당이익을 나눠가질 수 있다. 특히 배당 몫이 큰 보령홀딩스와 보령파트너스에 대한 지분율이 높은 만큼 수백억 원 수준의 수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 말 기준으로 김 대표의 보령 지분은 1.19%에 그치지만 보령홀딩스 지분율은 22.60%에 이른다. 보령파트너스 지분은 더욱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김 대표를 비롯한 특수관계인이 보령파트너스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어서다. 2017년 말까지 김 대표 개인의 보령파트너스 지분율은 88.0%였다.
같은 이유로 김 대표의 어머니인 김은선 보령홀딩스 회장 역시 금정프로젝트의 이익을 일부 공유할 수 있다. 김은선 회장은 보령 지분 10.40%, 보령홀딩스 지분 37.10%를 보유하고 있다.
엘아이케이리얼티의 경우 설립 당시 보령이 100%를 출자했으나 현재 지분구조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 회사는 금정프로젝트와 비슷한 시기 세워진 부동산 자산관리기업이다.
김 대표는 금정프로젝트 배당을 통해 향후 보령그룹을 승계하는 데 필요한 현금을 일부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김은선 회장이 현재 대량으로 보유한 보령그룹 지분을 언젠가는 김 대표가 이어받아야 한다. 자연히 막대한 상속세가 부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의 다른 캐시카우로 주목받던 보령바이오파마 매각 건은 최근 동원산업과 교감이 오갔으나 결국 무산됐다. 김 대표는 보령파트너스를 통해 보령바이오파마를 지배하고 있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