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서정학 신임 IBK투자증권 대표가 취임한 데 따라 IB(기업금융) 전문 경력을 살려 최근 부진한 IBK투자증권의 실적을 반등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전임 대표와 달리 서 대표는 IBK금융그룹 내부 출신 인사라는 점에서 IBK투자증권이 난관 타개책으로 그룹시너지 효과를 노린다는 시선이 나온다.
▲ 서정학 신임 IBK투자증권 대표가 IB전문성과 그룹 시너지를 활용해 실적 반등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
30일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IBK투자증권은 전날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서 신임 대표이사 사장을 선임했다.
그동안 IBK투자증권은 서병기 전 대표가 이끌었다. 서 전 대표는 전임자와 달리 외환은행과 신영증권 출신 ‘외부자’였다.
3년 만에 다시 IBK금융그룹 출신 ‘내부자’를 대표로 선임한 데에는 그룹 네트워를 활용한 시너지 효과를 통해 최근 IBK투자증권의 실적부진을 만회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IBK투자증권은 2022년 당기 순이익 471억을 냈다. 2021 대비 53.3% 감소한 것이다. 2022년 증권사 순이익 실적 순위는 18위로 여전히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이에 IBK투자증권이 IBK금융그룹의 순이익에 기여하는 비중은 2021년 18.2%에서 2022년 9.3%로 줄었다. IBK투자증권은 은행계열 증권사 가운데 자기자본 보유량이 가장 적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그룹 네트워크를 활용한 시너지로 복합적 위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내부 인사가 선임됐다”고 말했다.
특히 서 대표는 IBK금융그룹에서 20년 동안 IB 업무를 맡아 IB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IBK금융그룹은 벤처캐피털 자회사를 조만간 설립할 계획인데 서 대표의 중소기업 IB 전문성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IBK투자증권은 올해 이미 한 건의 중소형 IPO(기업공개) 주관을 성사시켰는데 이를 서 대표가 IB 역량 반등의 기회로 삼을 가능성도 있다.
최근 국내 증권사들이 글로벌 행보를 넓혀가는 가운데 서 대표의 국제적인 감각도 주목된다. 서 대표는 IBK기업은행 싱가포르와 뉴욕 지점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데 이 같은 국제 감각을 활용해 외국 관련 IB에서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
서 대표는 취임사에서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와 레고랜드 사태발 신용경색에 최근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까지 복합적인 위기 상황이다”며 “IBK기업은행의 210만 기업고객과 1600만 개인고객 네트워크에 우리의 전문성을 합쳐 향상된 시너지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1963년 충북 진천에서 태어났다. 경성고와 동국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1989년 IBK기업은행에 입사했다.
IBK기업은행 싱가포르, 뉴욕 지점 등에서 근무한 뒤 IB지원부장, 기술금융부장, IT 그룹장, 글로벌·자금시장그룹장, CIB 그룹장을 거쳐 2018년 IBK기업은행 부행장에 선임됐다.
2021년 3월부터 IBK저축은행장을 역임하다가 29일 IBK투자증권 대표로 취임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