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모바일 운영체제 iOS가 구글 안드로이드보다 턱없이 낮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지만 앱 매출은 2배 이상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은 콘텐츠시장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자동차용 운영체제와 가상현실 등 신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 점유율 격차에도 iOS 앱 매출 우위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1일 “스마트폰시장에서 진정한 승부수는 플랫폼 경쟁력에 있다는 사실이 증명되고 있다”며 “앱 생태계 확보가 중요한 요소로 점점 더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글, 애플 iOS에 뒤진 안드로이드 앱 매출 역전할까  
▲ 팀 쿡 애플 CEO.
세계 스마트폰용 운영체제시장에서 개발 초기부터 앱 개발자와 생태계 확보에 주력한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의 양강체제가 점점 더 굳어지고 있다.

MS는 최근 노키아를 매각하며 윈도 스마트폰사업을 사실상 중단했다. 자체 운영체제를 사용하던 블랙베리는 지난해부터 안드로이드 탑재로 전략을 선회했고 삼성전자도 자체적 운영체제 타이젠의 점유율 확대에 고전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올해 안드로이드의 점유율은 83.7%, iOS는 15.3%로 안드로이드의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며 양강체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시장조사기관 앱애니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애플의 iOS가 구글 안드로이드보다 압도적으로 낮은 점유율에도 올해 2분기에 2배 이상의 앱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앱애니는 “콘텐츠 구매가 많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사용자를 집중적으로 겨냥한 애플의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다”며 “안드로이드는 높은 점유율을 앱 매출로 이어낼 수 있도록 전략을 발전시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경제전문지 포천에 따르면 최근 전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증강현실 기반 게임 ‘포켓몬고’의 경우 전체 매출의 80%를 iOS 사용자들로부터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개발업체로부터 앱 판매로 발생하는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받고 있는데 향후 1년 안에 포켓몬고 매출로만 30억 달러를 벌어들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처럼 인기 앱 출시가 늘어날수록 iOS와 안드로이드의 앱 매출격차는 점점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포브스는 “안드로이드는 전 세계 제조사의 기기에 탑재돼 전용 앱을 최적화하기 어렵고 개발자 지원도 iOS보다 약하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며 “개발자들이 수익성이 높은 iOS에 더 집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진단했다.

◆구글,  신사업으로 반전 계기 마련할까

구글은 iOS에 맞서기 위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꾸준히 발전시키고 자동차 인포테인먼트와 가상현실 등 신사업분야에 진출을 서두르며 대응하고 있다.

  구글, 애플 iOS에 뒤진 안드로이드 앱 매출 역전할까  
▲ 선다 피차이 구글 CEO.
구글이 올해 하반기 출시를 앞둔 안드로이드 새 버전 ‘누가’는 보안성을 크게 높이고 전력효율과 앱 구동성능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는 새 기능들을 탑재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누가는 구글의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오토’와 호환성을 높여 스마트폰 전용 앱을 자동차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연계기능도 강화한다.

구글이 지도에 장점을 보유한 만큼 향후 급성장이 예상되는 자율주행차시장에서 인포테인먼트 운영체제 경쟁력을 앞세워 지배력을 강화할 경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역시 전용 운영체제 ‘카플레이’의 시장확대에 주력하고 있지만 이를 연계할 수 있는 아이폰은 전 세계 스마트폰 보급률에서 약점을 안고 있어 구글이 더 유리한 상황으로 보인다.

구글은 하반기 안드로이드 누가와 함께 가상현실 콘텐츠 전용 운영체제 ‘데이드림’ 출시를 앞두고 있다. 데이드림은 안드로이드와 마찬가지로 제조사가 자유롭게 탑재할 수 있는 운영체제다.

구글이 이제 막 개화기에 접어든 가상현실 콘텐츠시장에서 안드로이드와 같이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한다면 시장을 선점하며 신사업에 대응이 늦은 애플에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구글은 데이드림이 이미 삼성전자와 화웨이 등 세계 대형 스마트폰업체의 제품에 적용되기로 결정됐으며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포브스는 결국 앱 생태계를 주도하는 기기는 스마트폰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구글이 iOS에 맞서 스마트폰시장에서 근본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도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포브스는 “구글은 구매력이 높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iOS에서 안드로이드로 끌어들이기 위해 제조사와 협력을 더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앱 개발자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