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주택공기업들이 7년 동안 서울·경기지역 임대주택 매입에 10조 원이 넘는 비용을 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 공급하는 것보다 높은 비용으로 주택을 매입해 사업자와 건설사에 이익이 돌아갔다는 의견이 떠오른다.
 
경실련 “LH·SH·GH 주택공기업 7년 동안 매입임대주택에 10조 지출”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관계자들이 28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회관에서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서울주택도시공사(SH), 경기주택도시공사(GH),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서울·경기 지역 매입임대 분석 결과를 발표하기 앞서 손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경기주택도시공사(GH) 등 주택공기업의 서울·경기지역 매입임대주택 사업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전국 주택 매입금액을 분석한 결과 주택 공기업 3곳은 7년 동안 10조6486억 원을 들여 서울·경기지역 매입임대주택 4만4680호를 사들인 것으로 추정됐다.

매입현황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6년 7865억 원(4354호), 2017년 8767억 원(4695호), 2018년 1조5209억 원(7255호)을 지출했다. 2019년에는 2조8066억 원(1만1920호), 2020년 2조7652억 원(1만479호), 2021년 1조6124억 원(4998호), 2022년 2802억 원(979호)을 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경실련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2021년과 2022년 매입임대주택 현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이들을 더하면 매입임대 비용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실련은 서울주택도시공사가 공개한 임대주택 건설원가와 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의 임대주택 매입 비용을 비교한 결과도 공개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서울주택도시공사가 공개한 고덕강일 4단지의 1㎡당 가격은 512만 원으로 59㎡로 환산하면 약 3억 원이다. 반면 한국토지주택공사가 2020년 매입한 임대아파트의 평균 전용면적 1㎡당 가격은 845만 원으로 59㎡로 계산하면 5억 원 수준이다.

경실련은 “매입임대 아파트 1채를 사들이는 금액이 공공이 아파트를 직접 짓는 것보다 최대 2억 원가량 비싸다”며 “매입가격을 시세를 반영한 감정평가 가격으로 결정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경실련은 매입임대주택 정책에 세금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매입임대주택 매입가격 기준 개선, 매입임대주택 정보 공개, 민간 신축매입약정 방식매입 중단 등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공기업이 시세나 다름없는 비싼 가격으로 임대주택을 대거 매입해 건설사와 사업자가 손쉽게 이익을 챙겼고 집값 거품은 더 커졌다”며 “택지부족으로 공공주택 신축 공급이 어려워 기존 주택을 매입하더라도 매입가격 기준은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