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3-03-22 15: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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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동원그룹이 외부 변수의 영향을 많이 받는 참치어업 위주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동원그룹의 오너2세인 김남정 부회장은 연어 양식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정한 데 이어 새로운 분야의 사업에도 도전장을 계속 내밀고 있다.
▲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김 부회장은 2013년 동원그룹 경영의 전면에 나선 뒤 다수의 기업 인수를 통한 사업다각화를 추진해왔다. 올해 동원그룹은 한국맥도날드와 보령바이오파마 인수전에 뛰어들었는데 인수 자금 조달 방법에 관심이 모인다.
22일 동원산업에 따르면 사세 확장을 위한 신사업으로 연어 양식사업 추진과 함께 한국맥도날드와 보령바이오파마 인수를 위한 협상이 김 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계속 진행 중이다.
동원산업은 우선 강원도 양양 연어 양식산업단지 개발 사업이 최근 원주지방환경청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해 스마트 연어 양식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게 됐다.
스마트 연어 양식사업은 강원도 양양에 11만5702㎡의 육상 연어 양식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동원산업은 연간 연어 출하량 2만 톤을 목표로 사업비 2천억 원을 투입한다.
동원그룹 창업주 김재철 회장이 참치로 그룹을 키웠냈는데 아버지의 뒤를 잇고 있는 김 부회장은 연어로 다시한번 그룹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국내 연어 수입량은 2022년 기준 7만6천 톤으로 동원산업은 스마트 연어 양식사업을 통해 연어 수입량의 약 26%를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4년부터 연어 사업을 시작한 동원산업은 국내 1위(수입량 기준) 연어 수입·가공 기업인데 양식 연어를 생산하게 되면 연어산업의 수직계열화를 이루게 된다.
앞서 동원그룹은 지난해 11월 지배구조 개편을 마무리하고 신사업 추진을 위한 채비를 서둘러왔다.
김 부회장은 기업의 인수합병(M&A)을 위해서도 매진하고 있다.
지난달 동원산업은 한국맥도날드를 인수하기 위한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현재 동원그룹은 계열사 동원홈푸드를 통해 4개의 외식 프랜차이즈사업을 하고 있다. 다만 이들 프랜차이즈의 매장 수를 살펴보면 크레시피 프레쉬 13곳, 포르투7 3곳, 샌드프레소스페셜티 2곳, 라운지디·라운지오 3곳 등으로 전국 단위의 영업망을 갖춘 프랜차이즈가 없다.
만약 동원그룹이 국내에서 400여 곳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맥도날드를 인수하게 되면 외식 프랜차이즈사업의 외형을 키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원홈푸드의 식자재 유통사업 역시 큰 손의 고객을 확보하는 효과를 동시에 볼 수 있다.
제약·바이오 기업인 보령바이오파마 역시 동원그룹이 인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동원그룹은 지난달 보령바이오파마와 인수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이달 실사를 거친 뒤 가격 협상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동원그룹이 보령바이오파마를 인수하면 그룹 역사상 첫 번째 제약·바이오 계열사를 거느리게 된다.
다만 식품업계 일각에서는 두 기업의 인수합병이 동원그룹의 잠재적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투자은행업계에서는 한국맥도날드와 보령바이오파마의 예상 인수가격을 각각 5천억 원대 안팎으로 보고 있다. 두 기업을 인수하기 위해 동원그룹은 1조 원 안팎의 자금이 필요한 셈이다.
지난해 11월 동원엔터프라이즈 합병 이후 동원산업의 부채비율은 142.7%까지 늘어나면서 차입에 따른 재무 부담은 더욱 커진 상태다.
게다가 한국맥도날드는 3년 연속 수백억 원 대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 이미 추진하고 있는 사업에서 추가로 자금을 투입해야 할 가능성도 있어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동원그룹은 올해 9월 완공을 목표로 부산 신항에 무인 물류 운송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또한 동원시스템즈의 무균충전음료 및 2차전지 배터리 케이스 등은 생산라인 확대의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윤성국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향후 사업지주회사인 동원산업이 물류, 2차전지 소재 등 그룹 신사업과 관련한 투자 소요를 분담하며 회사 연결 실체의 자본적지출(CAPEX) 부담도 재차 늘어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내다봤다.
김 부회장은 올해 초 백관영 동원산업 경영지원실장 상무를 최고재무책임자로 발탁하며 신사업 추진을 위한 재무전략 수립을 맡겼다.
동원그룹은 해마다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2013년부터 경영에 직접 나선 김 부회장이 적극적인 기업 인수를 통해 사세를 확장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