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 'SM 엔진' 달고 네이버웹툰 추격, 이진수 '아이돌 웹툰' 기회

▲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엔터테인먼트 지식재산을 활용해 네이버웹툰 추격에 나선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대표이사가 네이버웹툰 추격에 나선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SM엔터테인먼트의 지식재산(IP)을 활용해 웹툰·웬소설 등 스토리부문에서도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17일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는 이진수 대표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스토리 사업이 SM엔터테인먼트 인수로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21년 카카오M과 카카오페이지가 합병해 탄생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서 이진수 각자대표이사는 스토리부문을, 김성수 각자대표이사는 뮤직과 영상을 각각 담당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의 음원·음반 유통을 맡게 되면서 뮤직부문 규모가 커질 것이란 예측은 쉽게 가능하지만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는 스토리부문에도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를 활용한 웹툰과 웹소설을 제작해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울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현재 웹툰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네이버웹툰은 하이브와 손잡고 이미 여러 협업 콘텐츠를 생산해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1월 방탄소년단(BTS)과 엔하이픈, 투모로우바이투게더를 활용해 각각 '세븐페이츠:착호', '다크문:달의제단', '별을 쫓는 소년들' 등의 웹툰을 제작했다.

또 지난해 11월과 12월에는 걸그룹 르세라핌과 보이그룹 앤팀의 지식재산(IP)을 기반으로 한 웹툰 '크림슨 하트'와 '다크문:회색도시'도 선보였다.

이들 웹툰 가운데 방탄소년단이 OST까지 만들어 부른 '세븐페이츠:착호'는 전 세계 10개 언어로 동시에 공개되며 이틀 만에 조회수 1500만 건을 기록하면서 한국보다 글로벌에서 더 큰 인기를 얻었다.

이에 반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계열사 소속 아티스트로 아이브와 몬스타엑스, 더보이즈 등이 있지만 지난해까지 이들과 협업해 만든 콘텐츠가 없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아이돌을 주제로 한 웹툰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카카오엔터 'SM 엔진' 달고 네이버웹툰 추격, 이진수 '아이돌 웹툰' 기회

▲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대표이사가 SM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를 활용한 웹툰 제작을 고민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직접 진행했던 버추얼걸그룹 데뷔 서바이벌 프로그램 '소녀리버스'의 캐릭터를 중심으로 만든 웹툰 '소녀리버스 비하인드'를 연재하고 있다. 넷마블이 출시한 버추얼걸그룹 메이브를 주인공으로 한 웹툰 'MAVE: 또 다른 세계'도 제작했다.

엔터테인먼트업계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해외 팬들을 많이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를 웹툰 제작에 적극 활용할 것으로 바라본다.

특히 '비욘드 코리아'를 비전 삼아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려고 하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입장에서는 SM엔터테인먼트의 아티스트만큼 적합한 지식재산(IP)도 찾기 어렵다.

SM엔터테인먼트에는 NCT, 에스파, 슈퍼엠 등 수많은 해외 팬을 보유한 아티스트가 여럿 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아티스트가 입점해 있는 팬플랫폼 '버블'의 구독자 가운데 80%가량은 해외 이용자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디어유가 버블을 통해 거둔 매출의 73.7%는 해외에서 나왔다.

게다가 SM엔터테인먼트도 최근 'SM 3.0'을 발표하며 소속 아티스트 지식재산(IP)으로 웹툰과 웹소설,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 수익화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만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관련 논의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진수 대표는 지난해 둔화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스토리부문의 실적 성장세를 다시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스토리부문의 매출은 2020년 3590억 원에서 2021년 4847억 원으로 74.0% 성장했다. 카카오가 지난해 매출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스토리부문 매출 성장률이 2021년 49.8%에서 2022년 16.4%로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성장세가 둔화한 게 사실이다.

또한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입장에서는 SM엔터테인먼트와 협업이 실적 향상뿐만 아니라 상장 전 기업가치를 올리는 데에도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

윤예지 하나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엔터는 1조2천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만큼 상장 밸류에 대한 부담이 존재했는데 이번 SM 인수로 부담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SM 인수로 가장 즉각적인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카카오엔터의 사업은 웹툰·웹소설로 예상한다"며 "SM과 (카카오엔터의) 스토리 사업 콜라보는 미국과 동남아 국가에서 큰 마케팅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