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지난해 11월 발생한 가상화폐 유동성위기 여파와 미국 금융당국의 규제 압박 속에 가상화폐 시세 하락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10일 가상화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이어온 유동성위기의 여파가 다시 확산하며 비트코인 시세가 2600만 원대까지 떨어졌다. 
 
3천만 원대 눈 앞에서 비트코인 추락, 가상화폐 봄날 언제쯤 오나

▲ 10일 가상화폐업계에 따르면 유동성위기로 가상화폐 은행 실버게이트뱅크가 자발적청산을 발표하며 투자 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사진은 비트코인 가상 이미지. 


앞서 6일만 해도 비트코인 시세가 2900만 원대를 유지하며 3천만 원대를 바라보던 것과 비교하면 10% 넘게 하락한 셈이다. 

당초 가상화폐업계에서는 이번 주 비트코인 가격이 3천만 원대를 넘어선다면 그 가격대를 발판으로 삼아 더 높은 상승세를 탈 것으로 바라봤다. 

약 3300만 원까지 상승해 지난해 5월 벌어진 루나 폭락사태 이후 도달하지 못했던 가격대로 회복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봄이 올 수 있다는 전망과 달리 가상화폐시장은 여러 악재가 겹치며 다시 얼어붙고 있다. 

미국 가상화폐 기업 실버게이트캐피탈이 계열사인 가상화폐 대출 은행 실버게이트뱅크를 자발적 청산하기로 했다. 

실버게이트뱅크는 주 거래 가상화폐 거래소였던 FTX가 지난해 11월 파산한 뒤 유동성위기를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한 가상화폐 담보 대출을 회수하지 못하게 됐으며 고객들이 가상화폐를 빼내는 코인런 사태까지 벌어졌다. 

그 뒤 코인베이스와 갤럭시디지털 등 가상화폐 기업들이 실버게이트를 통한 결제를 차단하며 위기가 이어졌다. 

결국 최근 실버게이트뱅크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정기 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하며 유동성위기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전망이 퍼졌고 파산으로 이어졌다. 

가상화폐업계에서는 올해 1월 비트코인 가격이 약 40% 상승하는 등 가상화폐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르자 이제 유동성위기를 벗어난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직 그 여파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드러난 셈이다. 

미국 금융당국도 연일 가상화폐에 관한 규제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최근 가상화폐 기업 크라켄에 스테이킹 서비스를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 스테이킹 서비스란 가상화폐 예치를 통해 이자를 얻는 행위를 말한다. 

스테이킹 서비스를 중단하면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가상화폐에서 얻는 수익에 타격을 받게 되며 투자 매력도 떨어지게 된다.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와 리플과의 소송도 가상화폐업계에는 압박이 될 수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2020년 12월 가상화폐 리플이 비트코인과 달리 증권성이 있다며 리플 운용사 리플랩스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승소한다면 향후 여러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화폐)이 증권으로 포함돼 공시, 불공정거래, 영업규제 등의 규제를 받게 될 것으로 여겨진다. 

아직 드러나진 않았지만 잠재적 위험도 남아있다. 

최근 가상화폐 거래소 고팍스를 인수하며 국내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사법 위험을 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검찰은 현재 바이낸스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자금세탁 등 연방증권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기소 여부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낸스는 매출과 이익, 보유현금 등 재무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데다 서류상 본사 위치가 조세회피처로 알려진 케이맨제도라는 점이 의심을 불러일으켰다.

앞서 파산한 FTX도 경영진의 불투명한 운영이 유동성위기를 불러온 주된 이유로 꼽혀 바이낸스도 유사한 결말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가상화폐업황에 긍정적 요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3월 말로 예정된 이더리움 상하이 업그레이드가 상승 모멘텀으로 꼽힌다. 

이더리움 상하이 업그레이드는 예치한 이더리움을 중도에 찾을 수 있게 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이더리움은 스테이킹(예치) 한 이더리움을 인출할 수 없다. 

가상화폐업계에서는 상하이 업그레이드를 마치면 이더리움의 더 자유로운 거래를 할 수 있게 돼 그 가치가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