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거점시장 가운데 하나인 리비아에서 수주 확대에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2014년 내전으로 리비아시장을 철수 한 뒤 최근 발전 공사를 따내며 10년 만에 복귀했다. 리비아에서 전력 부족에 대비한 패스트트랙 발주에 이어 토목·인프라 등 재건사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대우건설이 연이은 수주 소식을 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늘Who] 대우건설 해외수주 목표 채워, 백정완 리비아 재건 수주 고삐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리비아에서 수주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10일 대우건설에 따르면 리비아전력청(GECOL)으로부터 최근 1조464억 원 규모의 멜리타·미수라타 패스트트랙 가스화력 발전소 공사를 따내면서 백 사장은 올해 해외수주 목표인 1조8천억 원을 사실상 채우게 됐다.

리비아 정부는 내전으로 전력공급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급증하는 하절기 전력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이번 공사를 발주했다. 패스트트랙은 발전분야의 긴급전력 공급사업을 말한다.

대우건설은 지난 2월2일 나이지리아 국영석유공사(NNPC)의 자회사인 카두나 정유화학(KRPC)에서 발주한 카두나 정유시설 긴급 보수공사(7255억 원)을 따냈다. 두 건의 대형 프로젝트를 모두 거점국가에서 확보해 수주 목표를 3월 일찌감치 달성한 셈이다. 

백 사장은 38년째 대우건설에서만 일한 정통 '대우건설맨'이다. 대우건설이 중흥그룹에 인수된 뒤 지난해부터 대표를 맡았는데 국내 건설업계에서 해외사업 대표주자였던 과거의 위상을 되찾는데도 힘쓰고 있다.

백 사장은 임기 첫해에는 해외수주 목표를 다 채우지 못했지만 올해는 베트남, 나이지리아, 이라크와 함께 거점국가로 꼽히는 리비아에서 수주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건설업계에 따르면 리비아는 내전 이후 재건을 위해 당장 급한 발전공사뿐 아니라 토목·인프라 등 1천억 달러 이상의 발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건설은 한국과 리비아가 수교하기 전인 1978년 리비아에 진출한 뒤 석유화학, 토목, 건축 등 다양한 공종에서 163건, 110억 달러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리비아 정부의 지속적 신뢰를 얻었다. 

이번 공사도 즈위티나 발전소 공사 재개를 위해 협상을 진행하던 도중 리비아 정부 측의 요청으로 수주하게 됐다. 

이번 공사는 패스트트랙으로 공사를 빨리 진행해야 한다. 대우건설은 수의계약으로 따낸 공사이고 발전소 공사는 비교적 정형화 돼 있는 만큼 수익성도 양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협상 중이던 즈위티나 발전소 공사도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즈위티나 발전소사업은 공사비 4억3300만 달러(4800억 원)로 500메가와트(MW)급 가스터빈발전소에 폐열회수 열교환기 등을 설치하는 것이다. 2014년에 공사를 72% 정도 진행했지만 내전으로 대우건설은 중도에 철수해야만 했다. 

아직 리비아 정치상황이 완전히 안정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리비아 정부가 서민 생활안정을 위해 힘쓰고 있는 만큼 발전공사가 순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리비아는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는 리비아통합정부(GNU)의 드베이바 임시 총리와 동부 유전을 점령하고 있는 리비아국민군(LNA)의 파티 바샤가 전 내무장관 사이 갈등으로 국가가 동서로 갈라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지난 1월 이탈리아 국영 에너지회사 에니(Eni)는 리비아 국영석유회사(NOC)와 80억 달러(9조8800억 원)에 이르는 가스전 개발을 확정 짓는 등 리비아 정부는 경제회생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백 사장은 리비아에서 발전소 관련 공사 2조5천억 원을 수주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멜리타·미수라타 패스트트랙 발전 공사로 우선 1조 원을 확보한 만큼 더욱 수주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올해 해외수주 목표 1조8천억 원을 사실상 달성했지만 거점국가에서 추가수주를 이어가 초과 성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대우건설은 리비아 외에도 나이지리아 인도라마(Indorama) 요소비료 플랜트 및 카두라 정유시설(1조 원), 이라크 알포 항만 추가공사(5천억 원), 알포 항만 해군기지(7천억 원),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6500억 원) 등에서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우건설은 올해 국내 주택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어려운 만큼 사업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주택·건축사업 이외 분야에서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 토목사업에서만 1조 원이 넘는 수주를 확보했다. 

대우건설은 1월13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노선 민주투자사업구간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돼 7700억 원의 수주가 기대되며 같은 날 경기 이천마장물류단지 조성공사도 수주금액 889억 원에 계약했다.

여기에 예상 공사비 3639억 원 동부간선도로 지하화사업 4공구 재정구간도 주간사로 1620억 원의 수주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다. 3곳의 토목사업으로 1조209억 원의 수주를 확보하게 된 셈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올해 전략인 균형잡힌 사업포트폴리오 관리를 위해 적극적으로 수주에 나서고 있다”며 “이번 리비아 발전공사는 수의계약으로 수익성도 양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