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3-03-02 17: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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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신용거래 잔고 규모가 연초 바닥을 찍고 올라오고 있는 가운데 테마주에 ‘빚투’(빚내서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확실한 재료 없이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테마주 특성상 신용거래자들의 손실이 클 수 있어 투자위험에 유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7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7조7123억 원을 기록했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7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7조7123억 원을 기록했다. 연초 15조8102억 원까지 줄어들었던 데 비해 2조 원 가까이 늘어났다.
신용거래 융자는 투자자가 보유 주식이나 현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주식을 매입하는 거래를 뜻한다. 가지고 있는 돈보다 더 많은 자금을 활용해 한 번에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손실을 키울 수도 있다.
신용거래의 경우 이자율이 높아 장기투자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신용거래 투자자들은 투자위험도가 높은 중소형주에 ‘단타’를 목적으로 투자를 진행하는 경향이 있다.
김민기 자본시장실 연구위원은 “신용거래자의 거래빈도는 일반적인 개인투자자의 거래빈도와 비교했을 때 3배 이상 높아 매우 단기적이고 투기적인 투자행태를 보인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에 짧은 기간 동안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테마주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증시가 1월 급등 이후 박스권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가운데 테마주들이 대안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점도 한몫했다.
구체적으로 연초와 비교해 신용거래잔고주수가 크게 늘어난 종목들을 살펴보면 ‘챗(Chat)GPT’의 영향으로 AI 관련 테마주에 해당하는 MDS테크(33만1104주), 모아데이타(12만274주), 유엔젤(9만3776주), 브리지텍(6만4209주), 모트렉스(4만3990주) 등이다.
최근 로봇배달 시장에 대한 성장 기대감이 커지면서 로봇주들도 신용거래잔고가 늘었다. 뉴로메카(6만4626주), 브리지텍(6만4209주) 등의 신용거래잔고수는 6만 주 이상 늘었다.
이 밖에도 최근 주목을 받았던 정치테마주, 철강주,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인수전 관련주 등의 신용거래잔고수가 급증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신용거래와 테마주의 투자위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상환 부담으로 투자자의 부담이 큰데다 신용융자 잔고율이 높은 상황에서 주가가 하락하면 반대매매로 손실폭이 추가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증시는 불확실성이 큰 모습을 시현하고 있어 급등하는 테마주에 대한 포모증후군(자신만 소외되어 있는 것 같아 두려움을 가지는 증상) 심리의 뇌동매매는 지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진입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게는 테마를 선별해서 먼저 매수 후 기다리거나 시장에서 죽지 않은 테마주들이 조정에 들어갔을 때 매수를 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