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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50조 재고 잠재력, 미중 반도체 갈등 속 ‘비상식량’ 가능성

조장우 기자 jjw@businesspost.co.kr 2023-02-28 12: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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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50조 재고 잠재력, 미중 반도체 갈등 속 ‘비상식량’ 가능성
▲ 삼성전자의 재고자산이 50조 원 규모로 늘어나고 있지만 미중 반도체 갈등 속에서 오히려 '비상식량'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반도체 업황 둔화로 삼성전자의 재고자산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적정 수준을 넘어선 재고자산은 기업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갈등 국면에서 매출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비상식량'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이 반도체법 세부규정에 따라 앞으로 10년 동안 중국 등 안보위협국가에 반도체 투자를 해서는 안된다는 정책을 시행하게 되면 반도체 공급부족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서다.

28일 삼성전자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말 연결기준 재고자산은 52조1879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보다 26.1% 늘어난 수치다.

삼성전자의 재고자산이 증가한 것은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IT세트의 수요가 줄어든 탓으로 분석된다. 50조 원 규모의 재고 가운데 상당부분이 반도체 재고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많은 수준의 재고자산은 삼성전자의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증권업계에서도 이와 관련한 우려의 목소리가 일관되게 나오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재고자산은 무려 26조4천억 원으로 반도체 분기 매출을 웃돌 정도로 심각하고 특히 낸드플래시는 지난해 4분기 재고평가손실도 수천억 원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며 “감산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바라봤다.

도현우 NH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가 라인 재배치, 생산 효율화 작업, 연구개발 비중을 늘린다고 언급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해 삼성전자가 인위적 감산은 아니더라도 사실상 기술적 감산을 진행할 것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반도체업계 일각에서는 최근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갈등이 크게 격화되는 국면에서 재고자산이 하나의 대비책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미국 정부는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반도체 공장에서 첨단제품을 생산하지 못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더레지스터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앨런 에스테베스 미국 상무부 차관은 최근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경제안보포럼에서 “기업이 중국에서 생산할 수 있는 반도체 수준에 한도(cap on level)를 둘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 기업들이 어떤 ‘단’의 낸드를 생산하고 있다면 그 범위의 어느 수준에서 멈추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의 이런 움직임을 두고 삼성전자가 주력 생산 축을 옮기는 시도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더욱 심화될 경우 삼성전자로서는 국내를 비롯한 안정적 지역으로 주력 생산축을 옮기는 것을 검토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 공장에서 낸드플래시 전체 생산량의 30% 가량을 제조하고 있고 충칭에서는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생산 비중을 조정하는데 따른 생산공백을 메울 때 재고자산이 매출 유지에 요긴하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업계는 2019년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직후 중국 정부의 봉쇄정책으로 대규모 공급망 혼란을 겪은 적이 있다. 

미국정부가 중국에서의 반도체 생산을 제한할 경우 이와 같은 공급망 대란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늘어난 재고자산은 반드시 경영상 부담으로만 작용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

삼성전자가 인위적 감산과 투자 축소를 하지 않겠다고 지속적으로 밝힌 점도 이런 시각에 힘을 보탠다.

삼성전자는 2022년 실적을 발표하는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고객사 재고조정 영향이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이와 같은 반도체 시황약세가 당장 실적에는 우호적이지 않아도 미래를 위해서는 좋은 기회라고 판단한다”며 “올해 자본투자(CAPEX)는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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