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질주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강민준 '전략' 이수연 '실행' 합작품

▲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이 5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강민준(오른쪽)·이수연(왼쪽) 각자대표이사의 사업 수완이 재조명되고 있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국내 레깅스 시장 점유율 1위 '젝시믹스' 운영사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비즈니스포스트] "온라인 비중이 높은, 특히 온라인 브랜드와 미디어커머스 기업으로서 첫 상장인 듯 합니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이 먼저 달려가 길을 잘 닦아놓겠습니다. 이후 저희와 비슷한 온라인 브랜드들이 꿈과 희망을 갖고 이어나갔으면 합니다."

강민준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각자대표이사가 2020년 8월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남긴 말이다. 2년 반이 지난 현재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여전히 성장을 멈추지 않고 있다.
 
26일 패션업계에서는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이 5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나가는 것과 관련해 강민준·이수연 각자대표이사의 사업적 수완이 재조명되고 있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2022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127억 원, 영업이익 178억 원을 거뒀다. 2021년과 비교해 매출은 23.2%, 영업이익은 64.2%가 늘어나는 등 외형성장과 수익성을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주역은 애슬레저 브랜드 '젝시믹스'다.

2017년 설립된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브랜드 젝시믹스를 앞세워 2020년 국내 레깅스 시장의 선두였던 안다르를 제친 뒤로 업계 1위(매출 기준)자리를 굳히고 있다.

이수연 대표가 젝시믹스의 성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마케팅 전문가인 강민준 대표가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경영의 큰 그림을 그리는 동안 디자이너 출신인 이 대표는 젝시믹스를 총괄해 국내 정상급 애슬레저 브랜드로 키워냈다.

강 대표는 2021년 12월 이 대표가 '대한민국패션대상' 시상식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받자 "오늘의 주인공은 젝시믹스의 모든 임직원과 이수연 대표"라며 "옆에서 봐왔지만 2021년 젝시믹스는 정말 열심히 달렸고 신상품 출시 수가 2020년과 비교해 3배 이상으로 늘었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특히 젝시믹스의 원단 개발부터 디자인 선정 등 제품력에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2019년 내놓은 젝시믹스의 프리미엄 레깅스 제품군 '블랙라인'은 이 대표의 노력이 성공으로 이어진 대표적인 사례다. 

젝시믹스의 레깅스 제품 가운데 블랙라인은 전체 매출에서 50% 이상을 책임지는 '효자'다. 2022년 연간 판매량은 2021년보다 33.1%가 늘어났다. 블랙라벨의 선전으로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의 객단가(매출을 제품 판매량으로 나눈 것)는 2020년 6만 원에서 2022년 6만9천 원으로 높아졌다.

이 대표는 레깅스와 요가복 시장을 평정한 뒤에도 멈추지 않았다. 

젝시믹스는 남성복, 스윔웨어(수영복), 아우터, 액세서리, 신발, 뷰티 등으로 제품 카테고리를 넓히며 레깅스 및 요가복 중심의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지난해에는 골프웨어(4월), 아동복(9월) 등 코로나19 확산 이후 성장하는 시장에 뛰어들기도 했다.

실제로 젝시믹스의 제품군별 매출 구성비를 살펴보면 레깅스 및 요가복 비중은 2020년 63%에서 2022년 54%로 낮아졌고 같은 기간 남성복, 스윔웨어, 신발, 아우터, 액세서리 등은 37%에서 46%로 늘어나는 등 젝시믹스는 종합 패션 브랜드로 구색을 갖춰가는 모양새다.

이 대표가 젝시믹스를 키우는 동안 강 대표는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의 신사업 추진, 해외시장 개척, 마케팅을 전담했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패션 이외에 '휘아'(위생용품), '국민상점'(다이어트 식품), '국민피티'(운동강사 매칭 플랫폼)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마케팅 자회사 이루다마케팅도 순항하고 있다. 이루다마케팅은 최근 3년 동안 연평균 매출 성장률 60%를 기록하며 지난해 매출 101억 원을 거뒀다. 이루다마케팅은 지난해 12월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올해 상장 예비심사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성장 질주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강민준 '전략' 이수연 '실행' 합작품

▲ 강민준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각자대표이사는 마케팅 분야의 전문가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개인 계정에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의 사업 관련 정보를 종종 올린다. 강 대표가 올린 브랜드 마케팅 비결. <강 대표의 페이스북 개인계정 갈무리>

강 대표는 의욕적으로 추진한 신사업에서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과감하게 정리하는 결단도 보여줬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지난해 8월 자회사 브랜드엑스휘트니스의 지분을 양도해 자회사에서 제외시켰다. 또한 적자가 지속된 자회사 젤라또랩는 지난해 12월 매각했다. 

이처럼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이 순항하고 있지만 강 대표는 과감한 신사업 추진과 안정적인 사업 운영 사이에서 늘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

강 대표는 2021년 8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개인 계정에 올린 글에서 "가끔은 상장을 왜 이렇게 일찍 했을까 후회하기도 한다"며 "상장사는 전분기 대비 이익이 감소하면 주가에 영향을 미치기에 신규 사업에 소극적이어야 하지만 비상장사는 이익이 감소해도 신규 사업을 눈치보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주가에 대한 고민이 깊은 만큼 주주 환원에도 적극적이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지난해 10월 34억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강 대표와 이 대표는 2020년 8월 상장 이후 15번에 걸쳐 모두 20억 원에 이르는 자사주를 매입했다.

강 대표는 1977년생으로 강원도 강릉 출신이다. 2005년 온라인동영상서비스 판도라TV를 공동 창립했다. 이후 카카오, SK커뮤니케이션즈를 거쳐 2014년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의 모태인 브랜드엑스그룹 대표에 올랐다.

이 대표는 1982년생으로 극동대학교 그래픽디자인학과를 졸업한 뒤 웹디자이너로서 IT업계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는 20대에 의류쇼핑몰을 창업한 경험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운동복 리뷰를 통해 인플루언서로 활동한 경험을 살려 2016년 브랜드엑스그룹에 젝시믹스 디자인팀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디자인, 구매, 생산, 물류 등 실무 전반을 도맡아 수행하고 승진을 거듭해 2018년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대표이사에 올랐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