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녹는 아이스크림으로 탄소배출 줄인다, 유니레버 기술개발에 한창

▲ 다국적기업 유니레버가 기존 아이스크림보다 높은 온도에서도 덜 녹는 아이스크림을 개발 중이다. 아이스크림 냉장고의 온도를 높이면 그만큼 소모되는 에너지가 줄어 에너지 비용과 탄소배출량을 낮추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사진은 국내 한 대형마트에 아이스크림이 진열된 모습.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기존 아이스크림보다 높은 온도에서도 덜 녹는 아이스크림이 개발되고 있다.

새로 개발되는 아이스크림은 아이스크림 냉장고의 가동 온도를 높여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다.

22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은 다국적기업인 유니레버가 덜 녹는 아이스크림의 시험 단계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니레버는 도브, 바셀린, 립톤 등 소비용품 브랜드는 물론 벤앤제리스, 매그넘과 같은 유명 아이스크림 브랜드도 보유하고 있다.

기존 아이스크림은 섭씨 영하 17도로 가동되는 아이스크림 냉장고에 보관된다. 하지만 유니레버가 개발하는 아이스크림은 섭씨 영하 12도에서 보관할 수 있다.

현재 덜 녹는 아이스크림 개발은 인도네시아에서 2차 테스트가 진행 중이다.

유니레버는 아이스크림 냉장고의 가동 온도를 섭씨 영하 12도로 높이면 기존과 비교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유니레버가 운영하는 세계 각 매장에 설치된 아이스크림 냉장고는 300만 대에 이른다.

아이스크림 냉장고 가동을 위해 사용되는 에너지 때문에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양은 유니레버가 배출하는 전체 온실가스 양의 10% 수준이다.

아이스크림 냉장고의 가동 온도 상승은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만큼 소매업자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영국에 기반을 둔 무역단체인 편의점협회의 크리스 노이스 커뮤니케이션 이사는 “에너지 비용은 현재 편의점들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라며 “냉장고 가동 온도를 높이는 등 에너지 요금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분명 소매업자들에게 환영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니레버의 덜 녹는 아이스크림 개발이 경쟁사를 따돌리려는 의도도 담겨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다양한 기업의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는 일반 매장에서 아이스크림 냉장고의 가동 온도를 올리게 되면 다른 회사의 아이스크림은 함께 보관하거나 진열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유니레버는 덜 녹는 아이스크림 개발에 성공하면 경쟁사에도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유니레버 아이스크림사업부 수석 연구개발 책임자인 앤드류 슈텔로는 “덜 녹는 아이스크림 개발은 경쟁자들이 땀을 흘리게 만드려 고안된 것이 아니다”라며 “개발에 성공하면 경쟁사에도 일부 기술을 공유해 우리와 같이 움직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